【STV 김충현 기자】영국의 상조회사가 수백억 원을 들여 디지털 스타트업을 인수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17일(현지시간) 영국 언론 테크크런치에 따르면 상조업체 디그니티(Dignity)는 디지털 웰다잉 업체 페어윌(Farewill)을 1680만 달러(약 230억 원)에 인수했다.
해당 거래는 기존의 기업이 디지털 신생 기업을 인수해 성장을 추구하는 사례이다.
디그니티는 2030년께에 260조 원에 이르는 세계 장례시장에서 앞서가기 위해 과감한 승부수를 던진 것으로 보인다.
페어윌은 2015년도에 설립됐으며 죽음의 기술(death tech)라는 분야에 등장하는 다양한 스타트업 중 하나다.
페어윌은 사랑하는 사람을 추모하는 앱과 애도 과정을 지원하는 소셜미디어 등을 서비스한다. 2021년에는 유가족을 위한 디지털 비서 기능을 위해 1,300만 달러(약 178억 원)를 투자한 엠퍼시(Empathy) 등 벤처 캐피털의 자금도 상당한 액수를 조달했다.
창립 이래로 스폰서로부터 3,900만 달러(534억 원)를 투자받아 이번에 거래가 성사된 230억 원은 기업의 가치보다 훨씬 낮게 평가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페어윌을 인수한 영국의 상조회사 ‘디그니티’는 1812년에 설립돼 영국 전역에 800개 지점을 운영하고 있는 전통이 깊은 회사다.
디그니티는 페어윌의 인수를 계기로 사망 전 고객을 흡수해 사망 전후를 모두 책임지는 토털 라이프케어 서비스로 거듭나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페어윌은 디그니티에 흡수되지 않고 독립 법인으로 운영된다.
이번 인수 건은 한국의 상조업계에도 유의미한 사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의 상조회사가 디지털 경쟁에 박차를 가하는 가운데 상조업계에 경쟁력 있는 스타트업이 등장할 경우, 페어윌의 사례를 참고해 인수를 고려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한 상조업계 관계자는 “해외 사례를 유심히 살펴보고 있다”라고 귀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