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V 김충현 기자】초고령사회 진입을 앞두고 화장 수요가 크게 늘고 있지만 화장시설 확충이 더뎌 ‘화장 공급 절벽’을 눈앞에 두고 있다.
8일 장례업계에 따르면 장례식이 3일장에서 4~5일장으로 옮겨가고 있다.
제때 화장을 하고 싶어도 화장장이 없어 화장을 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장사법에 따라 화장장 예약은 고인의 사망 후 24시간 이후에 가능하다. 일반적으로 3일장으로 치른다고 할 때 3일장 첫 날은 지나가고, 이틀 때에 화장장을 예약할 수 있는 셈이다.
화장장을 예약하는 e-하늘 화장예약서비스 사이트에 따르면 8일 현재 서울시립승화원이나 서울 원지동 추모공원은 9일부터 예약이 가능하다. 다만 16시 이후의 회차가 예약이 가능하며 10일 오전 회차도 모두 예약이 완료된 상태이다.
오전에 발인을 하고 싶다면, 11일로 화장예약을 넘겨야 한다. 그렇게 되면 4일장이 되는 셈이다.
이 같은 사정은 경기지역도 마찬가지이며, 화성 함백산추모공원의 경우 10일 오전 회차까지 모두 예약이 완료된 상태이다.
오전에 발인을 하려면 4일장을 해야 하고, 굳이 3일장을 하고 싶다면, 오후 늦게나 화장예약을 해서 장례 일정이 밤늦게까지 이어져야 한다.
화장장 공급이 부족한 상황은 수년 전부터 예상됐다. 70~80대에 진입하는 노인의 숫자가 크게 늘면서 이들의 사망이 증가한 건 불보듯 뻔한 일이었다.
하지만 정부나 지자체에서는 ‘님비’(불편시설의 지역 설립 반대)에 직면한 가운데 화장시설 설립을 포기하면서 악순환이 벌어졌다.
화장시설의 수요를 알고 있지만, 이를 추진하다 지역주민의 반대에 부딪혀 제대로 추진도 못하고 좌절되는 경우가 부지기수였던 것이다.
한 장례업계 관계자는 “계획 설립부터 화장시설 완성까지 10년은 걸리기 때문에 지금 당장 신설계획을 세워도 10여년 후에나 완성된다”면서 “하루라도 빨리 주민 설득 작업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