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V 이영돈 기자】더불어민주당이 개혁 법안의 추석 전 처리를 목표로 속도전에 돌입하면서, 4일 국회 본회의에서 국민의힘과의 입법 충돌이 예고되고 있다. 국민의힘은 필리버스터로 맞서며 저지에 나설 계획이다.

민주당은 이날 본회의에서 여야 합의 법안을 우선 처리한 뒤, 쟁점 법안들을 순차적으로 상정한다는 방침이다. 상정 예정인 법안은 윤석열 정부 시절 거부권으로 폐기됐던 방송3법(방송법·방문진법·EBS법 개정안), 노란봉투법, 상법 개정안 등이다.

국민의힘은 방송3법을 "방송 장악법", 나머지 법안은 "기업 죽이기" 법안으로 규정하고, 필리버스터를 통해 본회의 저지를 예고했다. 필리버스터는 지난해 7월 채상병특검법, 노란봉투법 등에서 시도된 바 있으며, 이번에도 법의 부당성을 국민에게 알리는 수단으로 활용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민주당을 비롯한 범여권이 개별 법안에 대한 필리버스터 종료 요건인 180석을 확보하고 있어, 실질적인 지연 효과는 크지 않을 전망이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 원내 관계자는 "필리버스터 무용론을 알고 있지만, 소수 야당으로서 법안의 문제점을 국민에게 알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이 모든 법안에 필리버스터를 시도할 경우 '살라미 전략'으로 법안을 하나씩 순차적으로 처리할 방침이다. 처리 우선순위에 대해선 방송3법보다 노란봉투법을 먼저 상정하자는 의견도 힘을 얻고 있다.

이번 임시국회가 5일 종료되기 때문에 쟁점 법안의 본격 처리는 8월 임시국회로 이어질 전망이다. 8월 국회 본회의는 여름 휴가 일정 등을 감안해 21일 이후 열릴 가능성이 높다. 이후에도 "상정→필리버스터→종료→표결"의 절차가 반복될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당은 일부 상임위가 야당 소속 위원장인 점을 고려해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절차 활용도 검토 중이다. 민주유공자법, 공정거래법 등이 대상이다.

정청래 대표는 수락 연설에서 "검찰·언론·사법 개혁을 추석 전에 반드시 마무리하겠다"며 개혁 입법 속도전을 재확인했다. 이에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는 "입법 폭주는 결국 서민과 약자에게 피해로 돌아갈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여기에 민주당 내에서 발의된 다수의 '국민의힘 견제 법안'들도 여야 대치를 더욱 격화시킬 전망이다. 정 대표는 "내란 세력을 뿌리 뽑아야 한다"며 국민의힘에 대한 위헌정당 해산 요구 가능성을 언급해, 향후 정국 갈등의 불씨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