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V 차용환 기자】이스라엘과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는 27일(현지시간) 오전 4기를 기해 휴전에 돌입한 가운데 이번 휴전 합의로 어느 쪽이 이득을 본 것인지 해석이 엇갈린다.
최근 몇 달간 헤즈볼라가 입은 큰 피해를 고려할 때 “이스라엘이 최대승자”라는 평가가 나오면서도, 헤즈볼라의 지원세력인 이란은 “정규군이 이기지 못하면 진 것”이라면서 헤즈볼라의 승리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스라엘가 헤즈볼라가 지난해 10월 교전을 시작한 이래 서로에게 입힌 피해를 감안하면 이스라엘의 대승으로 볼 수 있다.
레바논 보건부에 따르면 지난해 10월부터 시작된 이스라엘과 헤즈볼라의 무력 충돌에 의한 레바논 측 사망자는 최소 3천800여명, 부상자는 1만5천여명에 달한다.
이스라엘 공습으로 피란길에 오른 사람은 120만명으로 추정된다.
반면 이스라엘에서는 같은 기간 장병 50여명을 포함해 140명 가량이 사망했다. 헤즈볼라 공격을 피해 집을 떠난 북부 주민은 6만명가량이다.
이스라엘은 지난 9월 헤즈볼라 대원들의 통신수단인 무선 호출기(삐삐)-휴대용 무전기(워키토키) 동시다발 폭발 공격을 단행해 상대방에 충격을 주었다.
헤즈볼라 수장 하산 나스랄라를 제거한 다음 지상전과 대규모 공습을 전개하며 압도적 화력을 퍼부었다.
공습을 통해 헤즈볼라 지도부 대부분이 숨졌고 보유한 미사일 재고가 절반으로 줄 정도로 공세를 폈다.
이스라엘은 헤즈볼라가 레바논 남부지역에 파놓은 땅굴을 파괴했으며, 연계 금융기관까지 쑥대밭으로 만들어 경제적 압박까지 가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휴전을 발표하는 영상에서 “우리는 헤즈볼라를 수십년 전으로 퇴보시켜놨다”라고 했다.
반면 헤즈볼라 입장에서는 휴전을 기화로 궤멸의 위기에서 벗어나 재기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