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V 박란희 기자】일본 도쿄에서 한국 국적 여성을 살해한 30대 한국인 남성이 범행 전 피해자의 스마트폰을 훔쳐보고 현장을 답사하면서 치밀하게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확인됐다.
피해 여성은 사건 나흘 전 경찰에 신변 보호를 요청하고도 참변을 당했다.
9일 NHK에 따르면 도쿄 세타가야구에서 발생한 교제 살인사건의 피의자 A씨는 사건 사흘 전 피해 여성 B씨의 스마트폰을 몰래 열람해 동선을 파악했다.
휴대전화에서는 매신저 앱 라인 대화 내용을 한국어로 번역한 이미지 파일도 발견됐다.
경찰은 그가 피해자의 일정과 위치를 추적해 범행을 준비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신용카드 기록에 따르면 A씨는 사건 전날인 31일경 피해자 자택 인근 슈퍼마켓에서 과도를 구입했으며, 택시를 타고 현장을 10여분 간 둘러보면서 범행을 답사한 정황도 포착됐다.
피해 여성은 사건 사흘 전인 지난달 29일 파출소를 방문해 “이별을 통보하자 폭행 당했다”라면서 경찰 상담을 요청했다.
이때 A씨는 무릎 꿇고 사과하고 귀국을 약속해 선처를 요청했다.
현지 경찰은 A씨에게 이별에 동의한다는 취지의 진술서를 작성하게 하고 귀국을 권유했지만 강제 조치는 이뤄지지 않았다.
경찰은 나리타공항까지 동행했지만, A씨는 곧장 도쿄로 되돌아왔다.
사건 직전인 30일에도 그는 피해자 자택 인근을 배회하는 모습이 경비원에 의해 목격됐으며, 지난 1일 도쿄 세타가야구 주택가에서 흉기로 피해자의 목을 찔러 살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