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V 김형석 기자】국민의힘이 전당대회를 준비하는 '관리형 비상대책위원회' 출범을 앞두고 차기 당권 경쟁이 본격화할 조짐이다.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의 퇴임으로 공석이 된 당 지도부 자리를 두고, 당내 주요 인사들이 물밑 경쟁에 들어가면서 당 내부의 동력 재편도 본격화되고 있다.
국민의힘은 30일 오후 의원총회를 열고 새 비대위 구성에 대해 논의한다. 송언석 원내대표가 비대위원장을 겸임하며 전당대회를 총괄할 가능성이 큰 가운데, 오는 8월 전당대회 개최가 유력하게 거론된다.
이번 전당대회를 통해 선출되는 차기 대표는 대선 패배 이후의 당 혁신은 물론, 내년 6월 지방선거 공천 전략까지 책임져야 하는 중책을 맡는다.
현재 당권 주자로는 김문수 전 대선 후보와 한동훈 전 대표가 유력하게 거론된다. 김 전 후보는 아직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지만, 당 일각에서는 "출마 권유가 잇따르고 있다"는 전언이 나온다. 공식적으로는 "당 대표에 아무 욕심 없다"고 밝힌 바 있지만, 그는 대선 직후 당내 혼란을 강하게 비판하며 개혁 의지를 내비친 바 있다.
한동훈 전 대표는 "고민 상담소" 등 유튜브 프로그램을 예고하고, 당원 가입 독려 및 현안 메시지를 지속 발신하며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지지층 확대를 위한 행보로 전당대회를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원내 인사 중에서는 나경원·안철수 의원이 당권 경쟁에 나설 가능성이 거론된다. 나 의원은 "국무총리 인준을 볼모로 해서 법사위원장 자리를 내놓으라고 생떼를 쓰고 있다"며 강경 대응에 나서며 지도자 이미지를 부각하고 있다. 반면 안 의원은 지역 민심투어를 이어가며 "우리가 다시 국민의 곁에 서기 위해서는 독립적인 외부 전문가가 주도하는 백서부터 추진해야 한다"고 밝혀 쇄신 메시지를 발신 중이다.
당권 경쟁이 본격화되면서, 전당대회의 지도체제를 단일 지도체제로 유지할 것인지, 집단지도체제로 전환할 것인지를 둘러싼 논쟁도 가열되고 있다.
당 일각에선 집단지도체제를 통해 다양한 의견을 반영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지만, 다수의 주자들은 반대 입장이다. 친한(친한동훈)계 정연욱 의원은 YTN 라디오에서 "지도부에 다 들어와서 각자 목소리를 내는 것"이라며 "누가 책임을 지는 체제가 아니라서 배가 산으로 갈 가능성이 크지 않겠는가"라고 지적했다.
일부 당권 주자들은 이러한 흐름 뒤에 구주류의 '기득권 유지' 목적이 깔려 있다고 의심하고 있다. 당 혁신과 권력 재편이 맞물리면서, 전당대회 구도는 더욱 복잡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