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V 김충현 기자】상조업계가 해외 진출을 고려하고 있는 가운데 실제 진출을 추진할 경우 베트남이 가장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16일 상조업계에 따르면 최상위권 업체들이 해외 진출 가능성을 저울질하고 있다.
국내 상조 시장이 가파르게 성장하면서 선수금 10조원대 시대를 맞이했지만, 경쟁이 날이 갈수록 치열해지며 ‘레드오션’으로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해외에서는 ‘K-열풍’으로 인해 한국 프리미엄이 붙어 한국 제품이 날개 돋힌 듯 팔려나가는 상황이다.
가까운 예로 일본, 중국, 태국, 베트남 등지에서는 한국 음식이나 드라마, 케이팝 등이 각광을 받고 있다.
그렇다면 한국 상조가 해외 진출을 한다면 어떤 국가가 가장 적합할까.
일본, 중국은 이미 확고한 상조·장례문화가 자리잡은 상황이라 한국 상조업체가 진출해도 공략이 용이하지 않다.
태국의 경우 불교식에 치우쳐 있는데다 한국과 정서가 다소 다른 부분이 있어 역시 접근이 어렵다.
전문가들은 상조가 해외진출을 추진할 경우 베트남을 유력한 후보지로 꼽고 있다. 베트남은 유교·한자 문화권으로 한국과 문화적 관습이 비슷해 상조업체의 접근이 상대적으로 용이하다.
베트남(32.5세)의 중위연령은 한국(44.5세)보다 젊으면서도 인구는 1억 명이 넘었고(2023년 기준), 고령화도 진행 중이라 상조 시장이 커질 가능성이 높다.
한국의 상조 및 장례식장업이 아파트가 보급되면서 급성장한 점을 미뤄볼 때 베트남에서 아파트의 보급률에 따라 상조의 성장 가능성을 점칠 수 있다.
부동산 컨설팅 회사인 쿠시먼앤웨이크필드(Cushman & Wakefield)가 지난달 8일 발표한 시장 보고서에 따르면 베트남 호찌민시의 아파트 가격은 2025년 1분기에 제곱미터당 평균 4,690달러(약 654만 원)를 넘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전년 동기 대비 47% 상승한 수치이다.
제곱미터당 4,690달러는 한국 대비 낮은 수치로 보이지만, 2024년도 베트남 1인당 GDP가 4,700달러라는 점을 감안하면 무척이나 높은 것이다. 베트남에도 이미 하이엔드급의 아파트가 들어서고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이를 통해 베트남에도 소비를 즐기는 초고소득층이 존재하고 있다는 점을 알 수 있고, 이들을 상대로 한국업체들은 상조를 판매할 기회를 모색할 수 있다.
물론 한국 상조 상품이 대중적으로 뻗어나가기 위해서는 다소 시간이 소요될 것이다. 그러나 일단 소비시장의 상류층부터 고객으로 확보하게 되면 이후 시장점유율을 높이는 것은 더 쉬워질 수 있다.
한 상조업계 전문가는 “베트남이 한국과 문화적인 배경을 공유하고 있는 점은 확실하다”면서도 “해외 진출을 장기적 안목으로 차근차근 준비해야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