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다른 속내 속 '안희정-손학규'의 신경전 가열

2017.02.16 09:08:13

【stv 정치팀】= 안희정 충남지사와 손학규 국민주권개혁회의 의장간 신경전이 이어지고 있다. 안 지사는 손 의장에게 정계은퇴를 요구했고, 이에 손 의장이 맞받아치면서 양측의 공방이 가열되고 있는 것이다.

두 사람의 공방이 공식적으로 시작된 것은 지난달 3일 안 지사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손 의장의 정계은퇴를 공개 요구하는 글을 올리면서 부터다. 손 의장은 지난해 10월 정계복귀 선언과 함께 전격적으로 민주당을 탈당한 후 제3지대에 머물며 개헌을 매개로 한 연대를 모색해 오던 상황이었다.

안 지사는 손 의장을 향해 "정치 일선에서 은퇴해달라"며 "1990년 3당 합당에 동참하신 후 26년 동안 선배님이 걸어온 길을 지켜봤다. 물론 큰 역할도 하셨지만 그늘도 짙었다. 더 이상 민주주의와 정당정치의 원칙을 훼손시키지 마시기 바란다. 존경하는 대선배로 남아주시면 좋겠다"고 직격했다.

안 지사는 또 손 전 대표가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 김종인 전 민주당 대표와의 연대 가능성을 시사한데 대해서도 "대선을 앞두고 명분 없는 이합집산이 거듭된다면 한국의 정당정치는 또 다시 큰 혼란에 빠지게 된다"며 "낡은 정치로는 새로운 대한민국을 열 수 없다. 대한민국의 미래는 저희 후배가 잘 만들어 가겠다"고 거듭 비판했다.

안 지사는 한 라디오방송에 출연해서도 손 의장을 '철새 정치인'으로 규정한 뒤 "(손 의장은) 어떻게 동지가 해마다 그렇게 수시로 바뀌냐"고 정면으로 비난했다. 그는 그러면서 "(손 의장은) 민주주의를 잘 하는 것은 둘째치고, 원칙이 없다"며 "정당은 우리가 서로 동지가 돼 나라를 잘 이끌어보자고 만든 조직"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안 지사가 손 의장에 대한 맹공을 가한 것은 크게 두가지 속내가 들어 있는 듯 하다. 일단 충청을 잡고 호남으로 진격해야 할 안 지사 입장에서는 호남을 텃밭으로 하는 국민의당이 버거운 상대다. 따라서 호남에 대한 러브콜을 앞두고 유력 경쟁자 중 한명인 손 의장을 과녁화한 것이다.

또 안 지사는 시대교체를 이번 대선의 정치적 명분으로 삼고 있다. 50대인 안 지사가 70대인 손 의장을 타깃화하는 건 자연스럽다. 여기에는 손 의장 공격을 통해 60대인 당내 경쟁자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함께 시대교체 대상자라는 점을 우회적으로 염두에 둔 측면도 있다.


안 지사의 이같은 행보에 손 의장은 불쾌할 수밖에 없다. 손 의장은 지난달 6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젊은 정치인들이 인기를 얻고 싶어서 튀는 발언을 하는 건 이해를 한다"면서도 "하지만 우리 정치는 경험과 지혜가 합쳐진 경륜이 필요하다"고 안 지사를 우회적으로 평가절하했다.

손 의장은 지난 13일 보도된 언론 인터뷰에서는 안 지사를 겨냥, "안희정은 친노·친문의 홍위병으로 시작했지 않느냐"며 "노무현·문재인 키즈의 대표적 사람이지, 그가 언제부터 중도였나"라고 거세게 비판했다.

손 의장은 "뭔가 될 것 같으니까 이 사람 저 사람 모아서 중도노선이라는데, 중심이 없다"며 "누가 동지를 바꿨느냐. 내게 국민의당이 적이었느냐. 안철수·박지원·주승용·김동철이 적이었느냐"고 반박하기도 했다. 손 의장은 다음날 YTN에 출연해서도 "(안 지사가) 지지율 높아지니 이것저것 자기 생각과 다른 것을 다 끌어들이고, 대연정을 얘기한다"고 비판했다.

손 의장은 이어 "안 지사가 문재인 홍위병으로 시작한 것이고 장칭(江靑)이 된다고 한들 장칭은 결국 실각하지 않았느냐"고도 했다. 손 의장이 인용한 장칭은 마오쩌둥(毛澤東)의 부인으로 한 때 권력의 중심에 섰지만 결국 숙청된 인물이다.

호남에서 지지율을 끌어올려야 하는 손 의장 입장에서는 최근들어 문 전 대표를 압박할 정도로 치고 올라오는 안 지사가 부담스럽다. 특히 반문 정서가 아직 완전히 가시지 않은 호남에서 자신이 문 전 대표를 밀어내고 그 자리를 차지하려는 계획이었으나, 의외로 안 지사의 인기가 올라가자 부랴부랴 견제에 나선 것이란 해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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