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V]명문 국악원 탐방-국악인 안희진 선생의 안양국악학원

2012.02.17 22:00:19

 

무형문화재 31호 이수자

 

 

경기소리의 거장 묵계월 선생의 맥을 이어가고 있는 국악인 안희진 선생. 무형문화재 31호 이수자로 경기민요는 물론 안양소리의 보존과 발전을 위해서도 지역에서 헌신적인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는 선생은 그녀의 우리 소리(국악)에 대한 열정만큼이나 제자들에게도 존경과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다. 예순을 바라보는 나이임에도 과거 전성기 못지않게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그녀의 국악에 대한 순수한 열정은 그녀가 원장으로 있는 안양국악학원을 제자와 스승이 일체(一體)가 되는 국악의 아름다운 향기로 물들이고 있다.

 

안양소리와 경기민요의 늠름한 풍류..

안양최고의 국악학원 안희진 전수소를 가다.

 

 

지난 2 13일 안양역 인근 중앙시장 상가 건물에 위치하고 있는 안양국악학원에서는 국악인 안희진 선생이 이끌고 있는 안희진 국악예술단이 다음 달 일본 후쿠오카 공연을 앞두고 리허설로 분주했다.

 

오전 10시에 시작해 오후 3시까지 계속된 공연 연습에는 안희진 선생을 비롯해서 박양희. 최보선. 전춘화. 전영희. 이정애. 김정희. 권창순씨 등 단원들의 국악에 대한 순수열정이 국악의 아름다운 선율과 흥이 한데 어우러진 장관을 연출하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스승과 제자가 일체가 되어 일사분란하게 펼치는 신명나는 한판은 마치 예술의 전당에서 펼치는 공연을 관람하듯 우리 민족 고유의 국악에 대한 매력을 새삼 실감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무엇보다 스승을 따르는 제자들과 제자들을 친자매처럼 대하는 스승의 모습에서 국악의 진정한 진수가 드러나는 듯 했다.

 

특히 감동적인 것은 그들 모두에게는 아름다운 공통점이 있었다.

스승 안희진을 따르는 제자들 모두가 실상은 순수 국악에 대한 열정과 사랑으로 풍류 그 삶을 즐기려는 취미에 있었고, 춤과 노래를 직업으로 택하기 위하여 선생에게 국악을 배우는 것이 아니라 순수 국악에 대한 열정과 사랑으로 국악에 매료가 되었다는 사실이 그 감동을 더해 준다.

 

회심곡을 비롯해 비나리. 창부타령. 장기타령 등 오전과 오후에 걸쳐 4시간 동안 진행된 리허설은 선생과 제자들 모두가 진지하고 화기애애한 연출까지 더해 그 모습이 실제 공연장에서 공연을 펼치는 듯 장엄하기까지 했다.

 

안양소리보존을 위해서도 혼신의 힘 기울여..

혼신의 힘을 다해 우리고유의 문화를 지키는 진정한 파수꾼.

 

 

그녀가 국악에 발을 디딘 계기는 국악인 안비취 선생이었다. 안양 토박이로 단 한순간도 안양을 떠나본 적이 없는 그녀에게 사실 안양은 그녀의 고향이자 삶의 터전이나 다름없었다. 어느 날 우연히 장터에서 안비취 선생의 공연을 보고, 자신도 모르게 국악의 매료에 빠져 평생 외길 국악인으로 살아왔다는 선생은 최근 안양소리의 보존과 계승을 위해서도 혼신의 힘을 기울이고 있다. 타 지방의 경우는 이미 각 지역의 특색 있는 소리가 도가 지정하는 문화재가 되어 국악의 한 장르로 인정받고 있음에도 유독 안양소리는 아직 도가 지정하는 문화재가 되지 못해 안타깝다는 것. 사실 그녀가 안양에 뿌리를 내리고 소리를 시작한건 무려 42년 전이었다.

 

17살 댕기머리 처녀에게 국악은 그녀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놓았다. 이명옥 선생의 문하생으로 들어가 국악에 입문하는 순간부터 민요가수로 시작해 경기소리와 서도소리를 이수하고 가곡·가사·시조 등 명창으로서 갖춰야 할 예능을 고루 배우기 시작했다. 그가 이렇게 접한 가락이 바로 경기지방에서 수백 년 이어져 내려오는 경기소리이고, 안양소리의 근원이 되기도 했다.

 

특히 국악인 안희진을 이야기할 때 그녀의 우리 고유의 문화를 사랑하는 애틋한 마음은 그녀의 고향이자 삶의 터전인 안양사랑으로 이어졌고, 국악인으로서 혹독한 수련을 거쳐 마침내 무형문화재 31호 이수자가 되기까지, 그녀의 입에서 터져 나오는 국악의 한 장르는 가히 예술의 경계를 넘어 명창 안희진이라는 고유명사로 안양시민들의 가슴을 감동으로 충만케 했다. 뿐만이 아니다. 천상의 목소리를 지니고 있는 선생의 소리는 우리 민족의 삶과 정서를 가슴속으로 노래하고 있다. 소박하고 향토적인 소리에서 나오는 노래의 흥과 맛이 타 지방의 민요와는 많은 차이점을 보인다. 경기깍쟁이들의 슬프지만 늠름한 풍류가 선생의 소리에 담겨져 있기 때문이다.

 

안양국악학원..제자와 스승이 친 자매와도 같은 학원분위기..

3만원의 저렴한 수강료로 선생의 제자가 될 수 있는 기회..

 

 

 

예순을 앞둔 나이임에도 선생의 후진양성을 위한 열정에는 일체 변함이 없다. 일반 학생들은 물론 국악을 취미생활로 접하고 있는 많은 예비 국악인들을 위해 선생의 학원운영은 매우 독특하다. 3만원의 저렴한 수강료로 우리민족 고유의 국악을 누구라도 손쉽게 접할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하고 있으며, 특히 안양국악학원은 대학의 부설역할은 물론 선생이 이사장으로 있는 ()한국국악교육지도사평가협회를 통해 국가에서 공인한 자격증을 받을 수 있도록 체계화된 국악교육의 현장을 갖추고 있다. 따라서 누구라도 국악에 대한 관심이 있으면, 선생의 제자가 되어 단 기간의 교육을 거쳐 국악인으로 성장할 수 있다. 현재 안양국악학원에서 선생의 제자로 활동하고 있는 대부분의 단원들의 경우도 선생의 자상하고 섬세한 인품에 반해 제자들 모두가 선생을 마치 친 언니 대하듯 학원 분위기가 늘 웃음꽃으로 가득하다. 선생의 제자사랑과 제자의 선생을 존경하는 마음이 일체의 허물과 격식이 없기 때문이다. 실상은 안양국악학원이 자타가 공인하는 경기지역 최고의 국악학원으로 손색이 없는 이유가 바로 거기에 있다. 자칫 무형문화재 31호 이수자라는 선생의 명성과 국악인 안희진이라는 유명세가 선생과 제자들의 사이를 다소 권위적으로 보이게 할 수도 있는데도 일체 그러한 권위적 요소들이 없다는 것이 오히려 이상하게 보일정도다.

 

선생은 무형문화재 제 31호 경기소리 이수자가 된 이래, 해마다 미국. 러시아. 호주 등 세계 각 국을 순회하며 우리 고유의 전통음악인 국악을 널리 알리는 한편, 경기소리의 활성화와 안양소리의 보존을 위해 헌신적인 힘을 쏟고 있다. 특히 그녀의 소리는 한국의 전통음악에 뿌리를 두면서도, 그 안에 갇히지 않고 장르와 형식을 초월하여 대중의 공감을 이끌어 낸다. 아울러 선생의 애절하고 호소력 짙은 목소리는 삶을 노래하고 민초들의 애환을 위로하는 대한민국의 대표명창으로 손색이 없다.

 

 

선생은 매년 장애인과 함께 하는 안희진 국악무대를 비롯해서 우리소리 춤의 한마당, 추석맞이 국악한마당 등 자신의 국악에 대한 열정을 지역민들을 위해 회향하고 있다. 선생의 올해의 계획만도 다음 달 3월에는 일본의 후쿠오카시로부터 초청을 받아 해외공연이 준비되어 있고, 4월에는 중국 연길에서 현지 꽃노을예술단과 함께 선생의 주관으로 합동공연이 예정되어 있다.

 

자고로 국악은 우리 고유의 풍습과 예법을 춤과 소리로 표현하는 우리의 소중한 전통 문화유산이다. 선인들의 얼과 혼이 담겨있는 전통문화의 맥을 계승 발전시켜 자랑스러운 문화유산으로 후대에게 물려주는 것이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주어진 고귀한 사명이라는 생각이 든다. 바로 이 대목에서 선생이 펼치는 국악을 통한 우리 고유의 옛 것에 대한 사랑은 우리 모두에게 신선한 감동을 주기에 부족함이 없다. 아직도 진행형인 선생의 국악사랑에 대한 노고에 대해 아낌없는 박수를 보내며, 국악을 사랑하는 모든 예비국악인들에게 선생의 아름다운 제자가 되어 국악의 더 없는 발전과 계승에 일익을 담당해 주길 기대해 본다.

안양국악학원 연락처 :  안양시 만안구 안양4 711-13 (안양 중앙시장 상가 골목 내)

문의: 031 469 - 3060  / 010 - 5277 – 7427

 

【하태곤 기자 tkha715@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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