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자회사 상장 분석①] 알짜 한전 자회사 연쇄 상장…첫 주자 남동발전 상반기 완료

2017.02.16 09:11:15

【stv 경제팀】= 한국전력공사의 발전 자회사인 남동발전·동서발전이 올해 상장 절차를 밟는다. 이를 포함해 8개 에너지 공기업을 2020년까지 순차 상장시키겠다는 게 정부 계획이다.

한전이 자회사 상장을 시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정부는 2001년 한전의 발전부문을 6개 회사로 분할하고, 남동발전을 첫 번째 민영화 대상으로 정해 민간에 매각한 후 증시 상장을 추진했다.

하지만 매각 입찰에 아무도 참여하지 않아 매각이 불발되면서 '상장 후 매각'으로 방침을 바꾸고, 주식 30% 상장을 추진했지만 가격 조건이 맞지 않아 결국 무산됐다.

정부가 또다시 한전 발전 자회사를 상장시키려는 이유는 기업 이사회에 민간 주주들을 참여시켜 경영의 효율성을 높이는 데 있다.

그동안 독과점적 산업구조에 따른 폐해와 부실을 단계적 개방을 통해 경영을 개선시키기 위한 것이다.

또한 업계에서는 한전 발전자회사가 잇따라 상장되면 전력시장 투명성이 개선되는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키움증권 김상구 연구원은 "한전 자회사 상장은 전력시장 개방의 시발점이 될 수 있다"며 "다양한 기술과 민간자본 참여가 이뤄질 경우 정책과 제도의 투명성이 해외 수준으로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와 한전은 남동발전을 상반기 내 상장하고, 동서발전을 하반기에 상장하는 내부 계획을 갖고 있다. 남동발전의 상장 시기에 따라 동서발전의 계획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또 남부발전과 서부발전, 중부발전을 2019년까지, 한국수력원자력과 한전KDN, 가스기술공사를 2020년까지 상장한다는 계획이다.

남동발전의 상장 방식은 정부 등 공공 지분을 최소 51% 유지하는 가운데 전체 지분의 20~30%만을 상장해 민영화가 아닌 혼합소유제 방식이다.

최대 30%의 상장은 완전한 민영화는 아니지만 사실상 단계적 민영화로 시장에서는 받아들이고 있다.

남동발전 입장에서는 모회사인 한국전력의 일방적 수직관계에서 일부 벗어나게 된다. 한전 뿐 아니라 민간 주주들, 즉 시장의 감시를 받게되면 투명성이 높아지고, 제한적인 범위내에서 자율 경영, 차별화된 전략 구사도 가능해진다.

HMC투자증권 강동진 연구원은 "한전에게 규제를 받고 있는 부분들, 정산조정계수가 앞으로 명확하게 밝혀지면 발전 자회사 입장에서는 경영 여건이 나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한전에만 종속된 구조에서 벗어나 주주들에 대한 생각을 해야 하는 구조가 되기 때문에 투명성이 개선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재무구조가 좋아지면 배당을 할 수 있는 여력도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키움증권 김상구 연구원은 "상장 이후 발전 자회사 신규 투자자와 이전 주주간 배당 형평성 이슈가 생기게 되는데 이를 해결하기 위해 연결기준 배당으로 변경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며 "연결기준으로 배당 시 배당규모가 크게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외국인 투자자를 포함한 민간에 매각할 경우 막대한 규모의 배당금 유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한편 남동발전의 경우 구체적인 상장 추진에 돌입한 상태다. 지난달 미래에셋대우와 삼성증권을 기업공개(IPO) 주관사단으로 선정하고 상장을 추진하고 나섰다.

남동발전은 이르면 다음달 중으로 한국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 신청서를 제출 할 계획이다. 통상 심사 기간이 45일(영업일 기준) 정도 소요되는 점을 감안하면 오는 5월께 증권신고서를 제출한 뒤 6월 중 상장하는 시나리오가 나온다.

문제는 공모가격이다. 시장 수요를 반영한 공모가격이 적정선을 넘지 못하면 상장 추진이 중단될 가능성도 있다.

정부와 한전은 남동발전의 공모가가 장부가인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 수준은 돼야 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시장에서 보는 남동발전의 PBR은 0.5배 정도다. 한전의 PBR이 0.5배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남동발전 가치를 1배로 설정하는 것이 지나치게 높다는 것이다. 한전 주가가 작년 최고치일 때도 0.6배 수준이었다. 이에 따라 기관들의 수요 예측에서 1배 이하로 떨어질 것이라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한국투자증권 윤희도 연구원은 "시장은 남동발전의 미래 이익을 예측하기 어려워 PBR 1배에 남동발전 주식을 담으려 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한전 주가가 장부가치에 훨씬 못 미치는 밸류에이션 PBR 0.5배에 거래되고 있어 발전 자회사가 제 값을 받고 성공적으로 상장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당초 공동주관사로 선정됐던 NH투자증권이 주관사를 포기한 것도 대표 주관사인 미래에셋대우가 제시한 PBR 1배를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내부 판단이 섰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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