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V 김충현 기자】장례지도사의 위상이 강화되면서 인기 예능프로그램 tvN ‘유 퀴즈 온 더 블록’에 29살 청년 장례지도사가 출연했다.
21살에 장례지도사로 처음 일하기 시작한 성예린(29)씨는 8년차 장례지도사로서 자신이 겪은 불합리했던 현장과 경험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털어놓았다.
성 씨는 “이 일을 하다 보면 남성과 여성의 차별이 좀 있다. ‘여자는 제사상에 숟가락도 올리면 안 된다’, ‘여자는 제사상에 손대면 안 된다’는 옛말이 있지 않냐”고 입을 열었다.
이어 “하루는 장례를 하러 가서 입관을 끝내고 제사 지도를 하러 갔다. 들어갔더니 신발이 빈소 앞까지 나와 있더라. 딱 보고 가족이 많구나 싶었다. 그런데 줄도 안 세웠는데 줄을 다 서 있더라. 아들부터 손자까지. 그런 걸 안 물어보는데 ‘집안에 전통적으로 장례에 올리는 예법이나 가가례가 있냐’고 물었더니 ‘그런 거 없다. 지도사님이 도와달라’고 하더라”라고 했다.
성 씨는 “그렇게 제사 지도를 하는데 숟가락을 건드리려고 하니 째려보고 술잔을 올리려고 하니 ‘내가 따르겠다’고 하더라. 내가 할 게 없었다. 뭔가를 하려고 하면 터치를 못 하게 했다. 그래서 ‘축문만 읊고 나가겠다’고 했다”라고 말했다.
그는 “원래 축문을 읊을 때는 영정 사진 앞에 모두 무릎을 꿇어야 한다. 그게 고인에 대한 예의니까. 그런데 나만 무릎을 꿇고 다 서 있더라. 그날 처음 울었다”고 털어놓았다.
성 씨의 사연을 들은 조세호는 “그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러 간 건데”라고 황당해했다. 유재석은 “아직도 이런 사람들이 있냐. 세상이 바뀐 지가 언젠데”라고 분노를 표했다.
성 씨는 기억에 남는 고인으로 8세 아이를 떠올렸다.
성 씨는 “아이가 학교도 잘 못 다니고 그랬을 게 보이더라”면서 “원래 장례지도사는 절대 울면 안 된다고 생각하는데 그날은 못 참고 울었다”라고 털어놓았다.
많은 세상을 경험하지 못했을 아이를 향한 절절한 마음이 절로 눈물이 나게 한 것이다.
인기 예능 프로그램 ‘유퀴즈’에 장례지도사가 출연한 건 지난해 4월 ‘대통령의 염장이’로 알려진 유재철 대한민국장례문화원장에 이어 2번째이다.
대중적으로 인지도가 높은 TV프로그램에 장례지도사가 출연하는 것은 장례지도사의 위상이 강화된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최근 들어 젊은 세대의 장례지도사 지원률이 높아지고 ‘해볼만 한 일’이라는 인식이 커지면서 앞으로도 장례지도사의 미디어 노출 빈도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