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V 박상용 기자】대선 패배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는 국민의힘이 여당의 강공 드라이브에도 속수무책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당권 다툼에만 매몰된 국민의힘은 내부 경쟁에만 골몰하는 모습이다.
지난 8일에 상징적인 장면이 포착됐다. 이날 헌법재판관 후보자로 이재명 대통령의 변호인 출신인 이승엽 변호사가 포함된 사실이 언론에 의해 공개됐지만, 국민의힘은 당 차원에서 공식 논평을 내지 않았다.
지난 7일에도 국민의힘 논평은 이 대통령의 G7 정상회의 참석과 관련한 논평 1건을 낸 것이 전부였다.
대선 이전에는 하루에도 10건 내외의 논평을 쏟아낸 것과 전혀 다른 모습이다.
당이 멈춰서자 개별 의원들만 대응에 나섰다. 이승엽 변호사의 헌재 재판관 후보자 포함 소식에 김기현 의원은 “헌법재판소는 나라의 헌법을 지키는 최후의 보루이지, 대통령 개인을 방탄하는 하청 로펌이 아니다”라고 일갈했고, 나경원 의원은 “단순히 보은 인사를 넘어, 잠재적 유죄 판결까지도 헌재를 통해 뒤집으려는 사법 보험을 들겠다는 노골적 의도”라고 꼬집었다.
당 지도부는 만 하루가 지나서야 대응에 나섰다.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은 9일 오전 8시47분 페이스북을 통해 “민주당의 대통령 개인의 면죄를 위한 노력이 참 안타깝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40여분 뒤에는 국민의힘 당 대변인 명의로 “이승엽 재판관 지명 검토를 즉시 중단하라”는 제목의 논평이 나왔다.
이런 혼란상은 대선 패배의 여파로 김 위원장을 제외한 비대위원 전원이 사퇴하면서 당 지도부가 와해됐기 때문이다.
당 내부에서 계파간 당권 경쟁에 돌입하면서 대여공세에 속수무책인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