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v 사회팀】= 법무부가 10일 검찰 중간간부에 해당되는 고검 검사급 인사에서 기수와 전공을 파괴한 파격 인사를 선보였다.
일각에선 과거 국정원 댓글 수사팀과 '최순실 게이트'를 수사했던 검사들이 대거 중용돼 '윤석열 라인'이 구축됐다는 평가를 내놓고도 있다.
◇3차장 한동훈-2차장 박찬호···기수·전공 파괴
이날 법무부 인사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의 공안수사를 총괄하는 2차장에는 박찬호(51·26기) 방위사업수사부장, 특수수사를 이끄는 3차장에는 한동훈(44·사법연수원 27기) 부패범죄특별수사단 2팀장이 임명됐다. 이를 두고 검찰내부에서는 전공과 기수를 깬 파격인사라고 평가하고 있다.
중앙지검 1~3차장 자리가 전임자의 사법연수원 기수보다 최대 5기수나 낮아진 인물들로 교체됐으며, 이례적으로 공안수사를 전담하는 2차장에 '특수통' 검사가 임명됐기 때문이다.
우선 박 2차장은 '삼성비자금 사건' 등을 담당하는 등 특수수사에 정통한 인물이지만 2차장에 전격 발탁됐다. 2차장은 주요 대공 사건과 국가보안법 위반 사범 사건, 선거 및 노동 사건 등을 다루는 자리다. 이를 두고 박근혜 정권에서 크게 중용된 공안검사들에 대한 물갈이의 일환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서울중앙지검 수뇌부의 기수가 크게 낮아진 점도 파격으로 불릴만하다. 한 3차장은 '재계 저승사자'로 불릴만큼 검찰 내부에서도 최고의 특수통으로 불렸지만, 애초에 발탁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지는 않았다.
전임자인 이동열(51·22기) 법무연수원 기획부장보다 5기수나 후배인 탓이 컸다. 전임자에 비해 급격히 낮은 기수의 검사가 발탁될 경우 조직의 동요가 커질 수 있다.
그러나 한 3차장이 전격 발탁되면서 서울중앙지검 수뇌부의 사법연수원 기수는 전임자에 비해 3~5기수나 낮아지게 됐다. 윤석열 지검장부터 이영렬 전 지검장에 비해 5기수 아래다. 이외에도 1차장은 21기→25기, 2차장은 23기→26기, 3차장은 22기→27기로 각각 낮아졌다.
◇'윤석열 라인' 새로 구축···서울중앙지검 요직 장악
검찰 안팎에서는 이번 인사를 두고 '윤석열 라인'이라는 새로운 계보가 형성됐다고 보고 있다. 윤 지검장과 인연을 맺은 검사들이 대거 서울중앙지검 요직에 배치됐기 때문이다.
윤대진 서울중앙지검 1차장은 윤 지검장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인물이다. 윤 지검장과 함께 '대윤과 소윤'으로 불릴 만큼 막역한 사이다. 2006년 현대자동차 비자금 수사 당시 수사 검사로 활동했다.
윤 차장은 지난 2014년 검찰 인사에서 윤 지검장의 측근으로 분류돼 지방 형사부장으로 사실상 좌천되는 '찍어내기' 인사를 당했지만, 이번 인사를 통해 중앙지검 2인자 자리에 앉았다.
파격 인사의 주인공인 한 3차장은 박영수 특별검사팀에서 윤 지검장과 함께 투톱으로 활약했던 인물이다. 게다가 한 3차장도 윤 지검장, 윤 1차장과 함께 2006년 현대차 사건을 수사했다.
한 3차장은 SK그룹 분식 회계사건, 대우조선해양 비리 사건 등을 수사하면서 명성을 쌓았고 결국 전국 최고의 특수수사를 지휘하는 서울중앙지검 3차장에 발탁됐다.
신자용(45·28기) 특수 1부장, 양석조(44·29기) 특수3부장, 김창진(42·31기) 특수4부장은 모두 박영수 특검팀에 파견됐던 경력이 있다. 서울중앙지검의 4개 특수부 중 3개를 윤 지검장과 함께 호흡을 맞춘 특검팀 파견 검사들이 차지한 셈이다.
또 국정원 댓글 수사팀 소속이었던 진재선 대전지검 공판부장은 중앙지검 공안2부장을 맡았다. 공안 2부장은 선거와 정치 사건을 수사하는 자리다. 역시 국정권 댓글 사건팀이었던 김성훈 홍성지청 부장검사도 노동사건을 주로 담당하는 공공형사수사부장이 됐다.
이 밖에 국정원 댓글 수사팀의 막내였던 이복현 검사(45·32기)는 중앙지검 부부장검사로 입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