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v 사회팀】= 이재용(49) 삼성전자 부회장이 1일 열리는 본인의 '삼성 뇌물' 재판에서 처음으로 자신의 혐의에 대해 직접 입을 열지 주목된다.
그러나 최지성 전 미래전략실 실장 등 다른 피고인들의 신문이 예상보다 길어져 이 부회장 피고인신문은 다음으로 미뤄질 가능성이 높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김진동)는 이날 이 부회장 등 삼성그룹 전·현직 임직원들의 뇌물공여 혐의 재판을 열고 이 부회장 등 3명에 대한 피고인신문을 진행할 예정이다.
앞서 재판부는 전날부터 삼성 뇌물 재판의 마무리 국면에 들어선 바 있다. 전날에는 박상진 전 삼성전자 사장, 황성수 전 전무 등 두 명의 피고인을 신문했다.
재판부는 전날 이들에 대한 신문을 마친 뒤 이날에는 최 전 실장, 장충기 전 차장 등에 대한 피고인신문을 진행한 다음 이 부회장에 대한 신문을 진행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황 전 전무와 박 전 사장에 대한 피고인신문 진행은 예상보다 더디게 진행됐다. 재판부는 박 전 사장에 대한 신문을 다음날에 이어 하기로 하고, 자정을 넘긴 시간에서야 재판을 마쳤다.
재판부는 이날 박 전 사장에 대한 나머지 신문을 진행한 뒤 최 전 실장과 장 전 차장에 대한 신문을 이어서 진행하겠다는 방침이다. 이 부회장은 '핵심'인 만큼 피고인 중 가장 마지막으로 신문을 받을 예정이다.
그러나 다른 피고인들의 신문이 장시간 진행되고 있는 만큼 이날로 예정된 이 부회장의 신문은 열리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재판부는 오는 2일에도 피고인신문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2일에는 박 전 대통령이 증인으로 예정돼 있으나 건강상 문제 등을 이유로 출석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 부회장은 지난 3월 첫 재판이 열렸을 때부터 지금까지 자신의 혐의에 대해 직접 입장을 밝힌 적은 없다. 그는 지난 7월10일 열린 박 전 대통령과 최씨의 형사재판에서 증인으로 출석은 했지만, 증언은 모두 거부한 바 있다.
당시 이 부회장은 "진실 규명을 위해 모든 질문에 성실하게 답변하고 싶은 게 제 본심"이라며 "하지만 변호인들의 강력한 조언에 따라 그렇게 못할 것 같다. 재판 운영에 도움이 못 돼 대단히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라고 말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이 부회장은 피고인신문을 통해 사실상 처음으로 자신의 혐의 등과 관련해 구체적인 입장을 직접 얘기하게 된다. 삼성 뇌물 재판의 핵심 피고인인 그의 입에서 어떠한 진술이 나올지 주목된다.
한편 박 전 사장은 전날 진행된 피고인신문을 통해 "승마협회 일은 잘 알지 못했다"라며 "승마협회장 취임 후에도 최씨나 정유라씨 등에 대해서는 몰랐었다"라는 등 자신의 혐의를 적극 부인하는 취지의 주장을 내놓았다.
박 전 사장은 정씨의 임신 사실을 박원오 전 승마협회 전무를 통해 알아봤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그런 사실 없다"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아울러 앞서 증인으로 출석했던 김종(56) 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이 "삼성이 최씨와 함께 정씨의 승마 지원을 논의했다"라는 등 삼성 측에 불리한 증언을 내놓은 것과 관련해 "조작된 발언"이라며 날을 세우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