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v 사회팀】= 박근혜(65) 전 대통령 재판에서 검찰·특검과 변호인이 SK그룹 관련 뇌물요구 혐의를 두고 본격 법정 다툼에 돌입한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는 15일 박 전 대통령과 최순실(61)씨의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등 혐의 18차 공판에 이형희(55) SK브로드밴드 대표와 김영태(62) SK그룹 부회장을 불러 신문한다.
박 전 대통령은 최씨와 공모해 SK그룹의 경영 현안과 관련한 청탁을 받고 K스포츠재단 등에 89억원을 지원하도록 뇌물을 요구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 대표는 SK그룹 대관업무를 총괄한 인물로, 안종범(58)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등 청와대 관계자와 연결고리 역할을 담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는 2015년 안 전 수석으로부터 중소벤처기업 기술 납품 청탁을 받기도 했다. 안 전 수석은 박 전 대통령의 지시로 이 같은 요청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부회장은 2015년 수감 중이던 최태원(57) SK 회장을 만나 "왕 회장이 귀국을 결정했다. 숙제가 있다"는 말을 전한 것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왕회장'은 박 전 대통령, '귀국'은 사면, '숙제'는 사면의 대가를 뜻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앞서 김창근(67) SK이노베이션 회장은 2015년 7월 복역 중인 최 회장을 대신해 박 전 대통령과 독대 면담을 했다. 이후 20여일 뒤 최 회장은 광복절 특별사면으로 출소했다.
이어 SK는 그해 11월 미르재단에 68억원을, 다음해 2월부터 4월까지 K스포츠재단에 43억원을 출연했다.
검찰과 특검은 SK가 두 재단에 100억원대 기금을 출연하는 조건으로 박 전 대통령에게 최 회장의 사면을 요청한 것으로 보고 있다.
재판에서는 이 대표와 김 부회장을 상대로 최 회장 사면과 관련해 청와대와 어떤 대화가 오갔는지 등 정황을 집중 신문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재판부는 지난 12일부터 매주 4회씩 박 전 대통령 재판을 진행키로 했다. 월요일과 화요일은 삼성그룹 뇌물 관련 심리를, 목요일과 금요일엔 SK그룹과 롯데그룹 뇌물 관련 심리를 진행한다.
16일에는 김 회장이 증인으로 출석할 예정이다. 재판부는 오는 22일 최 회장을 증인으로 불러 신문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