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v 경제팀】= 한국의 국민순자산(國富)이 작년 말 기준으로 1경3078조원으로 집계됐다. 부동산 가격 상승에 따른 토지자산이 불어나면서 국민순자산 증가세를 주도했다.
14일 한국은행과 통계청이 발표한 '2016년 국민대차대조표(잠정)'에 따르면 국민순자산은 2016년 말 기준 1경3078조원으로, 전년 말(1경2363조원)보다 5.8%(715조원) 증가했다. 국내 총생산(1637조4000억원) 대비로는 8배 규모로, 전년(7.9배)에 비해 상승한 것이다.
국민대차대조표는 한 나라 전체나 개별 경제주체가 보유한 실물자산 가액과 금융자산·부채의 규모 등을 기록한 통계다. 국민순자산은 비금융자산(실물자산)과 순금융자산(금융자산과 금융부채의 차액) 등으로 구성된다.
비금융자산이 1경2741조4000억원으로 대부분을 차지했으며, 순금융자산이 336조6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 각각 618조원, 96조9000억원 증가한 것이다.
비금융자산을 자산형태별로 보면 생산자산이 5712조7000억원으로 전년대비 203조8000억원(3.7%) 늘어났으며, 비생산자산(토지자산, 지하자원, 입목자산)은 7028조7000억원으로 전년대비 414조2000억원(6.3%) 증가했다.
부동산 시장이 호조세를 나타내면서 토지자산을 중심으로 비생산자산의 증가폭이 확대된 게 지난해 국부가 늘어난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
조태형 한국은행 국민B/S 팀장은 "토지자산이 늘어난 것은 부동산 시장이 호조세를 나타냈기 때문"이라며 "경상수지가 흑자를 유지하면서 순대외투자 플러스 규모가 확대된 것도 국민순자산을 늘리는 데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특히 비생산자산의 가격상승률(비생산자산의 명목가액을 연쇄실질가액으로 나눠 계산)은 4.6%를 기록해 금융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비생산자산 가격 상승률 추이를 보면 2007년 13.2%를 기록한 이후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2008년 1.2%로 크게 낮아졌고 지가상승률 확대에 따라 2014년 3.1%, 2015년 4.3%, 2016년 4.6%로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전국지가 상승률은 2012년 1.0%, 2013년 1.1%, 2014년 2.0%, 2015년 2.4%, 2016년 2.7% 등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
비금융자산에서 토지자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확대돼 2016년 54.8%를 기록했다. 2007년 57.1%, 2013년 53.2%로 줄다가 2014년(53.6%)부터 완만하게 상승하고 있다.
토지자산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비율은 2016년 426.4%를 기록했다. 2007년 445%를 기록한 후 하락세를 보이다가 2014년 이후 소폭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박상영 통계청 소득통계과장은 "글로벌 금융위기로 위축 됐던 부동산 시장이 2014년 이후 혁신도시 개발, 제주도와 세종시 개발 등에 힘입어 2014년 이후 증가세가 확대된 데 기인한다"고 설명했다.
지역별 토지자산 규모는 지난 2015년 말 기준으로 서울이 1747조9000억원으로 전체의 26.6%를 차지했다. 이어 경기 1700조8000억원(25.9%), 경남 391조3000억원(6.0%), 경북 341조6000억원(5.2%), 인천 329억4000억원(5.0%) 순으로 나타났다.
다만 통계청이 추계에 사용하는 기초자료의 한계로 2015년을 기준으로 설명한 것이다.
토지자산 증가율이 가장 높은 지역은 제주도로 2015년 중 26.0% 올라 가장 높았으며, 세종(24.3%), 대구(12.6%), 부산(9.9%) 등이 뒤를 이었다.
박 과장은 "수도권 지역의 토지자산 비중이 2010년 61.4%에서 2015년 57.5%로 낮아지는 모습을 나타냈다"며 "2012년 세종시 출범, 2013년 이후 지방 혁신도시 개발 등으로 토지자산의 수도권 집중도가 완화되는 양상"이라고 설명했다.
경제주체별로 보면 2016년 말 기준 가계(비영리단체 포함)가 7539조원으로 가장 많은 순자산을 보유했다. 국민순자산의 절반(57.6%)을 넘게 차지했다. 일반정부 3543조원(27.1%), 비금융법인기업 1719조원(13.1%), 금융법인기업 275조원(2.1%)이 뒤를 이었다.
가계와 비영리단체의 가구당(2.50인) 순자산은 3억6779만원으로 집계됐다. 가계와 비영리단체의 대표 자산인 주택의 시가총액은 2016년 말 현재 3732조원으로 GDP 대비 2.28배 수준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