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v 사회팀】= 서울시 거주 결혼이민여성들 중 양질의 일자리를 갖지 못해 좌절감을 느끼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결혼이민여성들을 위한 서울시의 맞춤형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강희영 서울시여성가족재단 연구위원과 이해응 초빙연구위원, 이화용 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결혼이민여성 취업실태 분석을 통한 정책지원 방안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2015년 기준 서울시의 결혼 이민 여성은 총 5만4383명으로 전체 외국인 여성 주민의 22.1%다.
전국다문화가족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2015년 서울 거주 결혼이민·귀화자중 취업 여성 비율은 60% 안팎으로 낮은 편은 아니지만 일자리 질 측면에서는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서울 거주 결혼이민여성들은 전반적으로 상용 근로자 비율이 낮으며 대다수가 임시직과 일용직에 종사하고 있었다. 상용직 노동자는 33.6%인 반면 임시직 노동자는 33.8%, 일용직 노동자는 19.5%였다.
또 서울 거주 결혼이민여성들중 80.3%가 2015년 조사에서 모국에서 일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이는 결혼이민여성이 국경을 넘음과 동시에 경력단절을 경험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서울시여성가족재단은 "이민자로서의 지위가 이들에게 언어와 적응의 문제를 야기한다면 여성으로서의 지위는 출산·육아·돌봄뿐 아니라 노동시장 진입 어려움과 성별 임금격차 문제라는 부담까지 지우고 있다"고 분석했다.
서울시여성가족재단이 지난해 10월 서울시청 시민청에서 열린 결혼이민여성 취업박람회 현장 참여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취업 경험이 있는 209명 중 69.9%가 이직을 경험했다.
조사결과를 보면 한국에서 첫 직장을 그만 둔 사유는 임신 출산으로 인한 건강 문제, 아이 돌봄 부담, 계약만료 등으로 나타났다. 가족 요인과 함께 비정규직 문제가 결혼이민여성 지속고용에 걸림돌이 되고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결혼이민여성을 위한 맞춤형 취업 지원이 필요해 보인다.
서울시여성가족재단은 "한국에서의 첫 일자리가 결혼이민여성 적성에 맞는 일자리가 될 수 있도록 개인 적성·능력 파악을 위한 프로그램이 직업훈련에 앞서 제공돼야 한다"며 "결혼이민여성 적성과 취업 욕구를 보다 구체적으로 파악해 가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또 "현재 결혼이민여성에게 특화된 취·창업지원 프로그램은 초기 취업을 위한 단기 교육 위주다. 보다 심화된 수준의 취업지원 프로그램은 미비한 것이 현실"이라며 "괜찮은 일자리로의 이직을 지원하는 이직 지원 체계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서울시여성가족재단은 또 "무엇보다 시급하게 개선돼야 할 점은 현재 서울시에서 시행하고 있는 결혼이민여성 취업지원 프로그램이 3~4개월에서 길어야 6개월 단위라는 점"이라며 "단기 프로그램과 함께 보다 전문적인 직업훈련기관을 통해 중장기 프로그램으로 연계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서울시에서 추진 중인 공공일자리 사업이 결혼이민여성에게 실질적인 직업 체험 기회가 될 수 있도록 다양한 분야 참여 기회를 부여하자"며 "외국인 관광안내 지원이나 특수 언어권 관광통역 안내사 교육과 같은 사업은 기존 결혼이민여성 특화 취업지원 프로그램과 연계된 인턴십 과정으로 기능할 수도 있다"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