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신규 국내 증시 상장사 주가 껑충…중국계만 '뚝'

2017.04.10 08:57:09

【stv 경제팀】= 지난해 국내 증시에 상장된 기업의 주가 수익률이 껑충 뛰었으나 중국계는 부진을 면치 못했다. 중국원양자원의 잇따른 허위 공시, '고섬 사태' 등에 따른 중국계 기업에 대한 불신과 중국의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경제보복에 대한 반감 등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9일 BNK투자증권에 따르면 작년 코스피·코스닥 증시에 신규 상장된 기업 총 68곳의 주가는 지난 6일 기준 공모가와 비교해 평균 10.3% 상승했다.

반면 지난해 상장된 중국계 기업 6곳의 주가는 평균 4.5% 하락했다.

특히 지난해 국내 증시에 입성한 외국계 기업 총 10곳의 공모가비 주가 평균 수익률이 5.7%를 기록한 것을 고려하면 중국계 기업의 주가는 크게 부진하다.

중국계 상장사별로 주가를 공모가와 비교해 보면 크리스탈신소재(2.3%)와 오가닉티코스메틱(1.8%)은 겨우 플러스를 유지하고 있고 로스웰(-18.4%), 헝셩그룹(-21.3%), GRT(-20.1%) 등은 공모가를 크게 밑돈다. 골든센츄리(27.4%)만이 유일하게 주가가 호조세를 보이고 있다.

동시에 LS전선아시아(-10.4% · 베트남)를 빼고 잉글우드랩(52.2% · 미국), 두산밥캣(24.2% · 미국), 화승엔터프라이즈(베트남 · 17.3%) 등 중국 외 해외 상장 기업의 주가가 공모가를 대폭 웃돈 것과도 대비된다.

또한 상장 주관사들이 '차이나 디스카운트'(중국 기업 주가의 만성적인 저평가 현상)를 반영해 중국계 기업들의 공모가를 상당히 보수적으로 책정한 것까지 고려하면 국내 투자자들이 중국계 기업을 외면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유진투자증권 박종선 스몰캡팀장은 "증권사들이 고르고 골라 4년여 만에 상장하기 시작한 중국 기업들은 실적, 배당, 소통 등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현재 이들의 주가는 이에 크게 미치지 못한다"며 "고섬, 중국원양자원 등 1세대 중국계 기업에 대한 안 좋은 기억, 중국의 사드 경제보복에 대한 국내 투자자들의 반감 등이 영향을 미쳤다"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차이나디스카운트에 2010년 코스닥 시장에 상장된 중국계 기업인 웨이포트는 지난달 29일 자진 상장 폐지를 위한 잔여주식 공개 매수 방침을 발표했다.

유안타증권 김남구 연구원은 "중국계 기업이라고 모두 도매급으로 치부하니 웨이포트가 국내 증시에 있을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고 짐을 쌀 결정을 한 것으로 보인다"며 "우량한 중국의 국영 제약사인 '동인당제약' 등이 국내 증시 상장을 준비했으나 포기한 것도 이러한 차이나디스카운트에 대한 우려가 주된 배경"이라고 말했다.

중국계 기업의 저평가 논란에도 국내 증시 상장 움직임은 활발하다. 올해 국내 증시에 등판을 준비하는 중국계 기업은 그린소스인터내셔널(사료), 컬러레이홀딩스(화장품 원료), 트리플엑스 인터내셔널 바이오사이언스(바이오), 산둥티엔타이(화학제품), 경방차업(차류) 등 10여곳에 이른다.

더 높은 상장 수익률을 올리려는 증권사, 상장사라는 프리미엄을 노린 중국 기업, 해외 기업 상장 확대를 통해 글로벌 거래소로 도약하려는 한국거래소의 이해가 맞물렸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BNK투자증권 최종경 연구원은 "중국 증시에 상장하기에는 상당 기간 기다려야 할 정도로 규모가 작지만 한국 증시에는 도전해볼 만한 시총 2000억~3000억원규모의 기업들이 주로 한국 증시행을 택한다"며 "이들은 한국 증시에서 많은 자금을 조달하려는 목적보다는 상장사라는 프리미엄을 얻기 위해 비교적 빠르게 상장할 수 있는 한국 증시를 선호한다"라고 덧붙였다.

webmaster@stv.or.kr
www.stv.or.kr



STV
Copyright @2007 STV Corp. All rights reserved.

PC버전으로 보기

STV ㅣ 사업자등록번호 : 298-86-00066 서울 영등포구 국회대로68길23, 902 ㅣ 대표전화 : 02-6264-4114 팩스 : 02-6442-5113 등록번호 : 서울아00455(2007.11.8) /발행인: 박상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