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V 신위철 기자】12·3 비상계엄 사태와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으로 정국이 어수선한 가운데 지난해 시민들은 국내 갈등 상황이 극에 달한 것으로 인식했다.
헌법재판소가 어떤 결과를 내놓든 후폭풍이 강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협상과 숙의를 통해 결론을 내놓아야 할 사안도 진보·보수가 대립하고 정치적 성향이 다를 경우 무조건 배척하고 보는 현상이 더 심화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20일 단국대 분쟁해결연구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국민들이 인식한 한국의 사회적 갈등 상황은 최근 17년 내에 역대 최악의 수준으로 나타났다.
연구센터는 2008년부터 매년 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갈등·분쟁에 관한 시민의식 조사’를 실시 중이다.
지난해 말 진행된 조사에 따르면 한국의 전반적 갈등 상황이 ‘매우 심각하다’라고 응답한 비율이 88%였다.
엔구센터가 관련 조사를 실시한 이래 가장 높은 수치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 조사인 2016년(83%)보다 높은 응답 비율이다.
시민들은 진보·보수로 나뉜 이념 갈등이 가장 심각한 것으로 느꼈다.
이념 갈등이 ‘매우 심하다’는 응답은 2016년 50%, 지난해 74% 순으로 해마다 상승하고 있다.
가상준 연구센터 소장은 “2017년 박 전 대통령 파면 이후 진보·보수 모두 상대 진영에 대한 혐오감이 커졌다”면서 “이제 이념 갈등은 종교 전쟁과 유사한 형태로 이어지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지난해 조사에서 ‘갈등이 민주주의 발전에 기여한다고 보는가’라는 질문에 ‘긍정적’이라는 답변은 44.7%, ‘부정적’은 51.8%였다.
2016년 최순실 게이트 당시 조사에서는 ‘긍정적’이 61.0%였고 ‘부정적’이 33.3%였다.
하지만 8년 만에 갈등 상황이 극심해지며 시민들이 이를 부정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으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