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에게 총공세를 펼치는 바른정당의 속내는

2017.06.05 09:01:47

【stv 정치팀】= 자유한국당 소속 홍준표 전 경남지사에게 바른정당이 연일 강도높은 비난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자신의 당 사람도 아니고, 딱히 홍 전 지사가 바른정당 만을 향해 맹폭을 가하고 있는 것도 아닌데 다른 당과 달리 유독 바른정당은 홍 전 지사에 대한 불편한 감정을 드러내고 있어 그 배경이 궁금하다.

김세연 바른정당 사무총장은 최근 국회에서 열린 바른정당 의원전체회의에서 "홍 전 지사는 대선후보 시절 우리당 유승민 후보를 향해 강남좌파라 주장하고 대선 직후에는 패션좌파라고 억지를 부린바 있다"면서 "나아가 이제는 좌파가 다른 정당을 위성정당으로 삼아 우파 분열과 궤멸에 나설 것이라 했다. 괴짜 정치인의 정도없는 발언이라고 해도 참으로 어이가 없고 기가 찬다"고 작심 비판했다.

김 사무총장은 31일에는 "홍 전 지사가 바른정당을 향해 '금수저 물고 태어나 서민 코스프레나 한다'면서 또 막말을 했다"며 "불안감이나 초조함으로 오는 히스테리가 위험단계에 접어들었다"고 거듭 비판했다.

하태경 바른정당 의원도 같은 자리에서 "홍 전 지사는 스트롱맨이 아니라 스프링맨"이라며 "발언이 어디로 튈지 알 수가 없다. 한달 전만해도 '바른정당 욕하지 마라'고 하고 박근혜 전 대통령보고 향단이라고 했다. 친박에게는 양아치라고 했다"며 "지도자는 일관성이 있어야 한다. 정치적 상황에 따라 완전히 180도 다른 얘기를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바른정당의 이같은 날선 비판에는 홍 전 지사가 1차적 원인 제공을 한 것은 있다. 홍 전 지사는 페이스북을 통해 보수의 단합을 강조하면서 바른정당과의 흡수 통합을 강조한 바 있다. 사실상 바른정당은 없어질 정당이란 비판에 주력한 것이다.

이에 바른정당 지도부가 발끈하고 나선 것이지만, 그렇다해도 홍 전지사를 향한 공격은 예사롭지 않다. 단순히 맞대응 차원이라기보다 다른 의도가 있는 듯 하다.

이와 관련 정치권에서는 보수진영의 주도권 다툼을 앞두고 '홍준표 대 바른정당'의 전초전이란 해석을 내놓는다. 바른정당 입장에서는 홍 전 지사가 자유한국당의 유력한 당권주자이기에 일단 그를 향한 공세를 뿜는 게 향후 당 대 당 대결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홍 전 지사도 나름의 계산법이 있다. 당내 당권 경쟁을 앞두고 같은 보수 정당에 대해 흡수 합당될 것이란 취지의 선제 포를 날리는 것이 자유한국당 내 당원의 지지를 유도하는 길이란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 자유한국당 보다 의석 수가 현저히 적은 바른정당 입장에서는 보수진영의 통합 이야기만 나와도 예민한 반응을 보인다.

바른정당 김세연 사무총장은 31일 자유한국당 당권에 도전할 것으로 예측되는 유기준 자유한국당 의원을 향해서도 "또 다른 당권주자가 언론인터뷰를 통해 보수대통합을 위해서는 바른정당과의 통합이라는 표현은 그렇고 흡수를 해야 한다는 망언수준의 얘기를 했다"며 "망해가는 집에서 누가 누구를 흡수한다는 것인지 이런 상황인식이 더욱 놀랍다"고 공세를 늦추지 않았다.

이렇듯 내부에서 '자강론'과 '연대연합론'이 대립하고 있는 바른정당으로서는 자유한국당의 차기 당권주자들을 향한 공세가 곧 바른정당 내부를 단속할 수 있다는 판단도 들어 있다.

바른정당의 한 관계자는 "지역에서는 다가올 지방선거 대책을 세워달라고 아우성"이라며 "홍준표 전 지사의 발언은 그 틈을 파고 들기 때문에 공세적으로 대응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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