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고령화로 10년 후 가계저축률 0%···주식 회피 현상도"

2017.08.02 09:14:45

【stv 경제팀】= 고령화가 진행되면서 가계저축률이 떨어져 금융시장의 구조적 변화를 초래할 수 있다는  한국은행 분석이 나왔다. 고령화 수준이 높을수록 주식이나 펀드 같은 위험자산 투자비중도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은 2일 발간한 BOK 경제연구 '인구고령화가 가계의 자산 및 부채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를 통해 "고령화 수준이 높을수록 가계의 저축률이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가계저축률은 가계순저축(가계처분가능소득-가계최종소비지출)을 가계처분가능소득으로 나눈 비율을 말한다.  

저축률이 낮아지는 이유는 은퇴 등으로 소득기반이 점차 약화된 고령층이 자산을 줄여서 소비에 충당하기 때문이다. 

한은 분석에 따르면 지난 2015년 기준으로 8.9%인 가계저축률은 고령화가 진행되면서 2027년에는 0%로 떨어질 전망이다. 2030년에는 -3.6%까지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이는 고령화 수준을 제외한 여타 변수가 변하지 않다는 가정하에 이뤄진 전망이다.

또 고령화 수준이 높을수록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비중이 낮아지고 안전자산에 대한 투자비중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령화로 인해 주식이나 펀드 투자 수요 자체가 감소할 수 있다는 얘기다. 

아울러 부동산 같은 실물자산의 급격한 처분 가능성은 낮지만 실물자산 보유규모가 큰 고소득층은 75세가 넘어가면서 실물자산 처분이 두드러지는 것으로 나타나 중장기적으로는 고령화의 부동산 시장 영향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우리나라는 인구고령화가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는데다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생, 711만명)의 고령층 진입도 시작되고 있어 이에 따른 자산 및 부채에 미치는 영향에도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일각에선 자산 및 부채 보유 규모가 상대적으로 큰 베이비부머가 은퇴해 실물자산을 급속히 처분할 경우 담보가치 하락으로 금융기관의 건정성이 악화되고, 더 나아가 금융시장 불안으로 이어질 것이란 주장도 나오고 있다.

이번 분석에 따르면 베이비붐의 경우 고령화가 진전될 경우 실물자산 규모를 매우 완만하게 축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베이비붐 세대가 은퇴해 고령층에 진입하더라도 실물자산의 급격한 처분이 나타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조세형 한국은행 시장정보반 과장은 "베이비붐 세대는 고도성장 등의 배경으로 이전 세대보다 자산을 축적하는 데 유리했다"며 "이런 이유 때문에 고령화 되더라도 예비적 저축동기, 상속동기 등으로 실물자산을 완만하게 하향 조정하는 경향이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다만 실물자산 보유규모가 큰 고소득층은 75세 이상으로 고령화가 진전될 경우 실물자산 처분이 두드러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자산 대비 실물자산 비율이 30대부터 상승해 40대와 50대까지는 일정 수준을 유지하다가 70세 이후 실물자산의 처분이 이뤄지면서 비율이 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령화에 따른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금융시장 측면에서의 정책대안으로, 실물자산에 대한 유동화 시장 발전, 장기채권시장 육성, 중위험·중수익 금융상품 개발 등을 제기했다.

조 과장은 "가계가 보유한 실물자산을 급격히 처분할 가능성이 전체적으로는 낮을 것으로 보이지만 상황 변화 등에 따라 일부 고령층의 실물자산 처분 수요가 커질 수 있어 실물자산에 대한 역모기지론 등 유동화 시장의 발전이 바람직해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고령화로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증가함에 따라 장기채권시장 육성, 중위험·중수익 금융상품 개발 등 보험 및 연금시장이 성장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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