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대우조선 여신 '요주의' 유지…충당금은 쌓기로

2017.04.18 08:54:58

【stv 경제팀】= 국내 주요 은행들이 이번주 1분기 실적을 발표하는 가운데 대우조선해양 여신이 막판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은행권은 대우조선의 여신등급은 '요주의'로 유지하고, 충당금은 쌓기로 가닥을 잡았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19일 우리은행을 시작으로 20일 신한지주·KB금융지주, 21일 하나금융지주 등이 1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 분석 결과 이들 4대 은행권의 1~3월 순익은 총 2조162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조2379억원)보다 3.5%가량 줄어들 것으로 추정됐다.

올 들어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억제 정책으로 대출 증가세가 한풀 꺾이고 지난해 법인세 환급 등 일회성 수익 요인이 있었던 점 등을 고려하면 오히려 선방했다는 평가다.

변수는 대우조선 여신이다. 시장 추정치는 대우조선 여신에 따른 손실과 충당금을 거의 반영하지 않아 실제 실적과는 다소 차이가 날 수 있다.

나이스신용평가 집계 결과 지난달 기준 KB국민·KEB하나·농협·신한·우리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대우조선 익스포저(위험노출액)는 모두 2조6592억원이다.

은행별로 보면 농협은행이 8884억원으로 가장 많고 하나은행 7144억원, 국민은행 5129억원 순이다.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은 각각 3098억원, 2337억원으로 상대적으로 적은 수준이다.

앞서 은행권은 지난해 대우조선의 여신 등급을 '요주의'로 분류해 대출자산의 7~19%를 충당금으로 쌓았다. 은행은 대출을 회수하지 못할 가능성에 따라 대출에 대한 자산 건전성을 '정상', '요주의', '고정', '회수의문', '추정손실' 등 5단계로 분류한다.

이달 현재 우리은행의 충당금 적립률은 60% 육박하지만 나머지 시중은행의 적립률은 10~15%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일반 대출이 아닌 선수금환급보증(RG)이 대부분인 농협의 경우 충당금 적립률은 5% 안팎에 그친다.

은행권은 대우조선이 자율적 채무조정에 돌입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여신등급을 '요주의'로 유지하기로 했다. 다만 향후 시장 충격을 고려해 최대한 충당금을 쌓기로 가닥을 잡았다.

채무재조정안에 따르면 시중은행은 대우조선 무담보채권 7000억원 중 80%를 출자전환하고, 나머지 20%를 만기연장하게 된다. 만기연장되는 20% 여신은 요주의 분류로 19%까지 충당금을 쌓게 된다.

나머지 80% 출자전환 주식은 2분기 결산 때 회계법인으로부터 공정가치를 평가받고 손실분이 실적에 반영된다. 대우조선은 주당 4만4800원에 주식거래가 정지됐는데, 회계법인들이 대우조선 출자전환 주식을 어느 정도로 평가하느냐에 따라 주당 가격의 차이만큼 손실이 발생하게 된다.

지난해 산업은행은 대우조선 여신 1조6000억원 규모를 출자전환했는데, 지분 보유 가치가 '1원'으로 평가돼 결국 연말에 모두 손실 처리됐다.

이에 따라 올 1분기 은행권 실적은 대우조선 익스포저(위험노출액) 규모와 손실액 선반영 여부에 따라 엇갈릴 것으로 관측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시중은행의 1분기 실적이 양호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충당금 적립을 미리 할 것으로 보인다"며 "은행별로 차이는 있겠지만 19%까지 쌓는 은행이 많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출자전환 시기가 2분기여서 대우조선 익스포저에 따른 은행별 영향은 1분기 보다는 상반기에 갈릴 것으로 전망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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