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v 경제팀】= 미국의 이번 금리 인상은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부터 지속된 '저금리 시대'의 종언을 예고한 것이라는 시각이 적지 않다.
올해부터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들이 통화 긴축에 나설 경우 한국은행이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에 변동을 주게 될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16일 한은에 따르면 지난 2012년 7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기준금리를 모두 8차례나 인하했다. 당시 3.25%인 기준금리는 현재 1.25%까지 낮아진 상태다.
이후 한은은 8개월 연속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현재 금리가 경기를 뒷받침하기에 적정한 수준이라는게 한은의 판단이다.
하지만 지속되는 기준금리 동결은 인상을 하기에도 인하를 하기에도 부담스러운 경제 상황 때문이라는 시각이 적지 않다.
올해 이후 주요국의 통화정책 기조가 긴축적으로 전환할 가능성이 적지 않지만 국내 경제는 경기 회복세가 더딘데다 금리를 올릴 경우 가계·기업 부채가 부실화할 우려가 크다.
반면 경기 부양을 위해 금리를 내릴 경우 1300조원을 넘어선 가계부채 규모가 더 커질 수 있고 미국과의 금리차가 역전되면서 급격한 자금 유출이 나타날 위험이 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의 금리 인상은 국내 통화정책을 책임지는 한은에 더 큰 고민을 안겨주고 있다.
미국의 기준금리 상단이 1%대(0.75∼1.00%로)에 올라서면서 우리 기준금리와 차이는 0.25%포인트로 줄었다.
미국이 올해 두 차례 더 금리를 인상할 경우 한미간 기준금리는 역전된다. 현재 장기 채권금리는 이미 미국이 더 높은 상황이어서 단기금리마저 역전될 경우 자금 유출 압력이 커질 전망이다.
한은은 미국이 금리를 올리더라도 바로 뒤따라가지는 않겠다는 입장이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달 28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금리 조정은) 국내 경제·금융 상황이 어떻게 바뀌는지 보고 결정해야 할 일"이라며 "(미국 금리인상의) 영향은 받겠지만 기계적으로 대응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지금까지 미국과 달리 일본, 유럽, 중국 등 주요국들이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를 지속할 것이라는 기대는 우리에게도 위안으로 작용했다.
미국이 금리를 올리더라도 다른 주요국들이 통화 완화 기조를 이어나갈 경우 자금 유출 압력을 덜 받게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달 금융통화위원회에는 이런 시각에 대한 회의론도 제기됐다.
한 금통위원은 "그동안 미 연준이 정책금리를 인상하더라도 여타 중앙은행은 자국의 경제상황을 고려해 통화 정책의 완화기조를 이어감으로써 주요국 통화정책 간 비동조화 현상이 상당기간 지속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최근에는 중국인민은행이 역RP금리 등을 인상한 가운데 ECB 내부적으로 양적완화 축소 논의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영국 영란은행이나 일본은행의 정책기조 변화를 예상하는 시장의 견해도 많아지고 있음에 비춰 여타 중앙은행의 정책 기조에도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미국이 예상을 깨고 올해 4번의 금리 인상을 할 경우 이런 고민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오정근 건국대 금융·IT학부 특임교수는 "당초 미국의 금리 인상을 올해 2번으로 예상하다가 3번이 됐고, 올해 4번까지 한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는 만큼 자본유출을 걱정해야 하는 단계가 왔다"고 우려했다.
시장에서는 국내 경기 상황상 한은이 올해까지는 금리 동결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안재균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국내 내수 경기가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고 수출도 아직 완전한 회복세라고 보기 어렵기 때문에 기준금리는 동결을 유지하면서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내년 이후에는 한은이 기준금리 인상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오창섭 한국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올해 상반기에는 새 정권이 들어서면서 경기부양에 치중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금리를 올리기 어렵지만 하반기부터는 한미 기준금리 역전 논란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며 "경기 회복세가 확인되면 내년부터는 완만하게 올려 나갈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