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v 경제팀】= 앞으로 은행들이 주택담보대출의 가산금리를 결정할 때 내부 협의체의 심사를 거치게 된다.
은행별로 제각각인 대출금리 공시 체계도 하나의 기준으로 통일해 정확한 비교가 가능해질 전망이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들과 은행연합회가 참여한 태스크포스(TF)는 금융감독원과의 협의를 거쳐 최근 '대출금리 체계 및 공시제도 개선안'을 마련했다.
최종 개선안은 금융위원회의 검토 작업을 거쳐 조만간 발표될 예정이다.
현재 은행 주담대 금리는 기준금리와 각 은행이 정하는 가산금리를 더해 산정한다.
기준금리는 금융채 금리와 은행연합회가 공시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에 연동되기 때문에 은행들이 개입할 여지가 거의 없다.
가산금리는 다르다. 은행마다 목표이익률, 신용프리미엄, 업무원가 등 여러 요소를 고려해 결정한다. 각 은행의 판단에 따라 가산금리에 큰 차이가 생길 수 있다.
특히 목표이익률을 높게 잡으면 가산금리도 상승하는데 목표이익률 책정은 전적으로 은행의 판단에 달려있다.
기준금리가 낮아도 은행들이 가산금리를 높게 잡으면 소비자들은 어쩔 수 없이 고금리 부담을 떠안아야 하는 상황이다.
은행권 TF와 금감원은 각 은행들이 목표이익률을 산출하거나 가감조정금리(감면금리)를 하향 조정할 때 이를 심사할 자체 협의체 또는 내부심사위원회를 두도록 했다.
은행이 자체적으로 가산금리를 결정하는 건 기존과 같지만 이 과정을 전담할 협의체를 구성토록 해 대출금리 산정 체계의 합리성을 제고하겠다는 방침이다.
협의체 회의는 기록으로 남겨야 한다. 회의록을 작성하면 특정 결정의 근거가 남고 논의 과정을 투명하게 들여다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기준이 모호하다는 평가가 있는 '대출금리체계 모범규준'도 손본다.
확정된 안은 아니지만 은행권 TF는 대출금리체계 모범규준에 '목표이익률은 합리적으로 책정한다'는 식의 선언적 문구를 추가할 계획이다.
은행에 대한 자율성 침해 논란을 우려해 구체적인 제재 방안을 담진 않았지만 큰 방향을 아우르는 의미의 문구를 추가함으로써 금융당국이 관리·감독할 수 있는 여지를 넓힌 것으로 풀이된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대출금리 산정에 금융당국이 지나치게 개입을 하면 은행들이 반발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상당히 조심스럽게 접근을 한 것으로 보인다"며 "단 내부 협의체 회의록, 대출금리체계 모범규준 문구 추가 등을 통해 금융당국이 은행 가산금리 책정의 합리성을 평가할 수 있는 새로운 근거를 마련한 것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은행별 주담대 금리 공시도 훨씬 쉽고 정확하게 비교할 수 있게 된다.
지금은 고객이 주담대 금리를 확인하려면 각 은행 홈페이지를 일일이 방문하거나 은행연합회가 제공하는 16개 은행 금리 공시를 살펴봐야 한다.
하지만 은행별 금리 공시는 기준이 달라 객관적인 비교가 불가능하고, 은행연합회 공시는 가장 최근 것이라고 해도 한달 전 수치만 확인할 수 있어 시의성이 떨어진다.
은행권 TF는 담보 주택 가격, 대출 금액, 상환 방식, 신용등급 등의 기준을 하나로 통일한 뒤 각 은행이 홈페이지에 주담대 최저-최고 금리를 공시토록 했다.
TF에 참여한 은행권 관계자는 "명확한 기준이 없던 기존 공시 체계로 인해 오히려 은행들이 주담대 금리를 높게 취급하고 있다는 오해를 받는 경우가 많았다"며 "향후 공시 체계가 개선되면 정확성 강화 등 순기능이 예상되기 때문에 은행권에서도 이를 수용하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