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V 박란희 기자】제83회 베네치아국제영화제에서 심사위원대상인 은사자상을 받은 이창동 감독의 신작 ‘가능한 사랑’이 오는 23일 일부 극장에서 먼저 관객과 만난다. 넷플릭스 공개일은 11월 6일이다.
영화는 해고 노동자 호석과 아내 미옥, 이들의 삶을 기록하는 다큐멘터리 감독 예지와 남편 상우 등 서로 다른 생활환경에 놓인 두 부부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설경구와 전도연이 호석·미옥을, 조인성과 조여정이 상우·예지를 각각 연기했다.
이 감독은 21일 서울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작품이 해고 노동자 문제에만 머무는 영화는 아니라고 설명했다. 계급 갈등과 인간관계, 돈이 사람의 가치와 선택에 미치는 영향, 다른 사람의 삶을 작품으로 옮기는 창작자의 태도까지 여러 질문을 한 작품 안에 담았다는 것이다.
작품 구상의 출발점은 약 10년 전 접한 대규모 해고와 파업, 강제 진압 사건이었다. 이 감독은 당시 해고 노동자의 현실을 영화로 다룰 수 있을지를 고민했지만 당사자들과 충분히 가까이 있지 않은 자신이 그 이야기를 영화화하는 것이 적절한지 확신하지 못해 한 차례 제작을 접었다고 밝혔다.
이후 해고 노동자 가족을 촬영하는 다큐멘터리 감독 예지의 이야기가 더해지면서 작품의 시선도 확장됐다. 타인의 고통을 카메라에 담는 일이 기록인지, 소비인지에 대한 질문을 영화 안으로 끌어들인 것이다. 해고 노동자 가족의 심리치료 과정을 길게 담은 것도 당사자의 목소리를 직접 전달하려는 선택이었다고 이 감독은 설명했다.
영화 제작과 자본의 관계 역시 작품의 문제의식 가운데 하나다. 이 감독은 영화감독도 자본의 도움 없이 자신의 이야기를 만들기 어렵다는 현실을 언급하며, 그러한 조건 속에서도 타인의 고통을 착취하지 않고 진실하게 바라볼 수 있는지를 고민해왔다고 말했다.
‘가능한 사랑’은 베네치아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돼 심사위원대상을 받았다. 이 감독이 베네치아영화제에서 수상한 것은 2002년 ‘오아시스’로 감독상을 받은 이후 24년 만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