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23팀의 서로 다른 시선…호암미술관서 한 공간에 교차

‘2026 아트스펙트럼’ 63점 전시…노동·생태·거리문화·사운드 설치까지

 

【STV 박란희 기자】아시아 각 지역에서 활동하는 작가들의 서로 다른 문화적·사회적 경험을 한자리에서 보여주는 ‘2026 아트스펙트럼’이 경기 용인 호암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다. 하나의 아시아적 정체성을 제시하기보다 서로 다른 예술적 실천이 같은 공간에서 만나도록 구성한 전시다.

 

올해는 시각예술과 건축, 영화, 디자인, 음악 등을 넘나드는 23명·팀이 63점을 선보인다. 아트스펙트럼은 2001년 국내 신진작가 지원을 위해 출범했으며 2024년부터 참여 범위를 아시아로 확대했다. 이번에는 프랑스 팔레 드 도쿄와 공동 기획하고 처음으로 호암미술관에서 행사를 연다.

 

전시장에서는 거리문화에서 출발한 대형 벽화와 산업 현장의 노동 환경을 다룬 설치작업이 함께 소개된다. dpgp78은 그라피티와 스케이트보드 문화에서 가져온 시각언어를 벽면에 펼치고, 루오판 첸은 가구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먼지와 노동자의 건강 문제를 작품으로 다룬다.

 

생태와 세계 산업구조를 바라보는 작업도 배치됐다. 레나 부이는 역사와 기억·자연의 관계를 탁본과 실크페인팅으로 풀어내며, 엘리아 누르비스타는 팜유 산업을 통해 노동과 환경, 국제경제가 연결되는 방식을 살핀다.

 

야외 공간에서는 기계장치와 자연환경을 결합한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홍애린은 장난감 나비의 움직임을 피아노 음으로 바꾸는 사운드 설치를 선보이고, 사이드 코어는 일본 시간제 주차장의 시설물을 거대한 구조물로 재구성했다.

 

전시는 12월 27일까지 이어진다. 호암미술관은 서로 다른 지역의 작업을 하나의 기준으로 묶기보다 다양한 배경과 예술적 접근이 어떻게 함께 존재할 수 있는지를 살피는 데 전시의 의미를 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