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금숙, 여순 10·19 기억을 그래픽노블로…신작 ‘흰 신’ 출간

3년간 유족·연구자 만나고 현장 답사…한 가족의 기억 통해 현대사 상처 조명

 

【STV 박란희 기자】일본군 위안부 피해와 제주4·3, 이산가족 등 한국 현대사의 상처를 작품으로 기록해 온 그래픽노블 작가 김금숙이 이번에는 여수·순천 10·19 사건을 다룬다. 다음 달 출간되는 신작 ‘흰 신: 여순항쟁 이야기’는 거대한 역사보다 사건을 겪고 살아남은 개인과 가족의 기억에 초점을 맞춘 작품이다.

 

작품의 출발점은 오래된 흰 운동화다. 주인공 상아가 세상을 떠난 아버지와의 기억이 담긴 운동화를 잃어버린 뒤 이야기가 전개되며, 그 과정에서 한 가족에게 남은 여순 10·19의 흔적이 드러난다.

 

김 작가는 약 3년 동안 유족과 연구자를 만나고 사건이 발생한 지역을 직접 답사하며 자료를 모았다. 작품을 구상하게 된 계기는 2020년 순천에서 열린 북콘서트에서 한 시민이 고향의 역사도 작품으로 남겨달라고 요청한 일이었다.

 

1948년 10월 19일 여수 주둔 군인 일부가 제주4·3 진압 명령을 거부하면서 시작된 여순 10·19 사건은 이후 여수·순천·고흥·광양 등으로 확대됐다. 무력 충돌과 진압 과정에서 많은 민간인이 희생됐으며 유족들은 오랜 기간 사회적 침묵을 강요받았다.

 

김 작가는 제29회 부천국제만화축제에서 자신의 작품에 반복해서 등장하는 인물이 역경 속에서도 삶을 이어간 여성들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작품에서도 딸과 어머니의 위치에서 시대의 폭력을 견디는 인물들의 이야기를 비중 있게 다뤘다.

 

김 작가는 ‘풀’로 2020년 하비상 국제도서 부문을 수상했고 올해 6월 프랑스 문화예술공로훈장 슈발리에를 받았다. 그는 수상 여부와 관계없이 인간과 역사를 바라보는 자신의 시각을 작품으로 이어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