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V 박상용 기자】오는 11일부터 사망신고가 접수되면 다음 날부터 고인 명의의 금융거래가 전 금융권에서 자동으로 차단된다. 유가족이 은행과 카드사 등을 일일이 방문해 거래정지를 신청하지 않아도 신고 정보가 금융회사에 전달된다.
행정안전부와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한국신용정보원이 구축한 ‘사망자 명의 금융거래 신속차단 시스템’에는 은행과 보험사, 카드사, 증권사, 저축은행, 상호금융 등 금융회사 4천890곳이 참여한다. 금융회사는 창구와 온라인 등에서 거래를 처리하기 전에 명의자의 사망 여부를 확인한다.
그동안 일부 금융회사는 행정안전부의 사망자 정보를 한국신용정보원을 통해 월 한 차례 제공받았다. 사망신고 기한과 정보 공유 시점이 맞물리면 실제 사망 이후 금융회사가 이를 파악하기까지 최대 2개월가량 걸릴 수 있었다.
새 시스템에서는 행정안전부가 사망 정보를 하루 한 차례 한국신용정보원과 금융권에 전달한다. 금융회사는 거래 시점에 사망 여부를 조회하고 사망 사실이 확인되면 입금 등 불가피한 항목을 제외한 금융거래를 차단한다. 사망자의 비밀번호나 인증수단을 이용한 무단 인출과 명의도용을 조기에 막는 것이 제도 도입의 취지다.
고인 명의 계좌로 돈을 보내는 입금 거래는 계속 허용된다. 계좌 입금까지 막을 경우 고인이 생전에 보유했던 채권이나 보험금, 급여 정산금 등을 지급해야 하는 상대방이 별도의 반환 절차를 밟아야 하는 불편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유족에게 가장 중요한 부분은 장례비 마련이다. 치료비나 장례비처럼 긴급하고 불가피한 비용이 필요한 경우에는 금융회사가 운영하는 예외 인출 제도를 이용할 수 있다. 가족관계증명서와 사망 사실을 확인할 수 있는 서류, 병원비 또는 장례비 증빙자료 등을 금융회사에 제출해 심사를 받아야 한다.
예외 인출이 승인되더라도 유가족에게 현금을 바로 건네는 방식과는 다르다. 금융회사가 증빙자료를 확인한 뒤 병원과 요양원, 장례식장 등 비용을 받을 기관에 직접 이체하는 방식이 원칙이다. 적용 기준과 요구 서류는 금융회사별로 차이가 있을 수 있어 거래 금융회사에 먼저 확인해야 한다.
장례식장과 장례지도사도 제도 시행 내용을 숙지할 필요가 있다. 유가족이 고인의 카드나 통장으로 장례비를 바로 결제하려 할 경우 거래가 차단될 수 있음을 안내하고, 장례비용 견적서나 계약서·청구서 등 금융회사가 확인할 수 있는 증빙을 신속하게 발급할 수 있어야 한다.
상조상품과 관련한 자동이체도 살펴봐야 한다. 고인 계좌에서 배우자나 부모 등 다른 가족의 상조부금을 납부해 왔다면 금융거래 차단으로 자동이체가 중단될 수 있다. 계약이 연체되거나 효력이 달라지는 일을 막으려면 상조회사에 연락해 납부자와 출금계좌를 변경해야 한다.
고인 본인의 상조계약은 일반 공과금 자동이체와 구분해 처리해야 한다. 유가족은 상조회사에 사망 사실을 알리고 계약에 따른 장례서비스 이용이나 계약 승계·해약 절차를 확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선수금과 환급금 역시 상속재산과 관련될 수 있으므로 임의로 처리하기보다 계약서와 회사 규정을 먼저 확인할 필요가 있다.
전기·가스·통신요금과 보험료, 임대료 등의 자동이체도 중단될 가능성이 있다. 유가족은 장례를 마친 뒤 고인 계좌의 정기 결제 내역을 확인하고 유지해야 할 서비스는 다른 가족의 계좌나 카드로 납부 수단을 바꿔야 한다.
사망자의 예금과 대출, 보험, 증권 등 금융재산과 채무는 금융감독원의 ‘상속인 금융거래조회 서비스’를 이용해 확인할 수 있다. 행정안전부의 ‘안심상속 원스톱 서비스’를 신청하면 금융거래를 비롯해 토지와 자동차, 세금, 연금 등 주요 상속재산을 한꺼번에 조회할 수 있다.
한국신용정보원은 사망자 정보를 거래 차단 이외의 목적으로 사용하거나 제3자에게 제공하지 못하도록 신용정보관리규약을 개정했다. 금융회사는 사망 정보의 처리와 거래 차단 이력을 전자적으로 기록해야 하며 금융감독원은 관계기관과 함께 내부통제 실태를 점검할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