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V 이영돈 기자】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발생한 서울 송파구 잠실7동 제2투표소를 둘러싼 논란이 투표용지 보관상자 문제로 다시 번지고 있다. 전 한국사 강사 전한길 씨가 해당 투표소에서 사용된 것으로 추정되는 투표용지 보관상자 1개를 확보했다고 밝히면서, 선거 관련 물품의 보존과 관리 절차가 새로운 쟁점으로 떠올랐다.
전 씨는 12일 서울 송파구 잠실 핸드볼경기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보를 통해 입수했다는 상자를 공개했다. 그는 이 상자가 선관위가 폐기했거나 행방이 불분명하다고 알려진 보관상자 가운데 하나라고 주장하며, 법원이나 수사기관에 제출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잠실7동 제2투표소는 선거 당일 투표용지 부족 문제가 제기된 곳이다. 선거인 수에 비해 일부 투표용지가 충분히 준비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투표권 행사와 선거관리 절차를 둘러싼 논란이 이어져 왔다. 이후 법원의 증거보전 절차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투표용지 보관상자가 현장에 남아 있지 않았다는 점도 문제로 제기됐다.
앞서 서울동부지법은 개혁신당 김정철 최고위원의 증거보전 신청을 받아들여 현장 확인에 나섰지만, 당시 보관상자는 이미 치워진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전 씨가 공개한 상자가 실제로 법원이 확인하려 했던 물품인지, 또 선거관리 과정에서 어떤 의미를 갖는지가 쟁점으로 남게 됐다.
전 씨 측은 우선 법원 인계 가능성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법원이 증거물로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판단할 경우 수사기관에 제출하는 방안도 거론했다. 전 씨는 상자를 제공한 제보자의 신원은 보호 차원에서 공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반면 선관위는 전 씨가 공개한 상자를 별도로 돌려받거나 진위 확인에 나설 계획이 없다는 입장이다. 서울시 선관위 측은 상자 겉면의 ‘1천900매’ 표기가 주목받고 있지만, 해당 수량은 투표록과 결재 문서 등 별도 기록으로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투표 종료 뒤 빈 종이상자 자체에는 증거 가치가 크지 않다는 취지다.
다만 선관위가 상자를 폐기했다고 설명한 뒤 전 씨가 보관상자 1개를 공개하면서 관리 경위에 대한 의문은 남았다. 잠실7동 제2투표소에는 지방선거 특성상 여러 종류의 투표용지 보관상자가 있었던 것으로 추정되며, 전 씨가 공개한 상자에는 ‘서울시장선거’라고 적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법원도 관련 절차를 이어가고 있다. 서울동부지법은 추가 증거보전 신청 가운데 일부를 받아들이고, 선관위에 상자의 폐기물 업체 인계 시점, 폐기 일시, 미폐기 시 보관 장소 등에 대한 사실 확인을 요구했다. 이는 상자의 증거 가치와 별개로 선거 관련 물품이 어떤 절차로 처리됐는지 확인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번 사안은 투표용지 부족 사태 자체뿐 아니라 선거 이후 자료와 물품이 적정하게 보존됐는지에 대한 문제로 확대되고 있다. 선관위는 관련 기록이 남아 있다고 강조하지만, 문제를 제기하는 측은 법원 확인 전에 물품이 사라진 점을 들어 관리 책임을 따져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결국 핵심은 두 가지다. 하나는 잠실7동 제2투표소에서 투표용지 부족 문제가 왜 발생했는지이고, 다른 하나는 이후 선거 관련 물품이 적법하고 투명하게 관리됐는지다. 선거의 신뢰는 결과뿐 아니라 절차에서 비롯되는 만큼, 법원과 선관위의 후속 확인 과정이 논란의 향방을 가를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