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V 박상용 기자】부산 북구갑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무소속 한동훈 의원이 5일 국회에서 의정활동을 시작했다. 국민의힘 공천 배제 이후 무소속으로 출마해 3자 구도 속에서 승리한 뒤 다시 국회 무대에 선 것이다. 한 의원은 이날 국회 본청 앞에서 기자들과 지지자들에게 허리를 깊이 숙여 인사하며 시민의 힘으로 돌아왔다는 뜻을 밝혔다. 금배지를 단 그의 등원은 초선 의원의 첫 출근을 넘어 보수 정치 재편의 출발점으로도 해석됐다.
한 의원이 가장 먼저 꺼낸 메시지는 2024년 12월 3일 밤의 선택이었다. 그는 당시 자신이 대한민국 국민이자 국민의힘 대표로서 내린 결단 때문에 이후 정치적으로 형극의 길을 걸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시 그때로 돌아가더라도 같은 판단을 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계엄에 반대했던 자신의 선택을 원칙의 문제로 재확인한 것이다.
그는 국회 복귀의 의미를 보수 정치 복원과 연결했다. 한 의원은 폭주를 막고 보수를 다시 세우겠다는 취지의 메시지를 내며, 앞으로 국민을 먼저 생각하는 의정활동을 하겠다고 밝혔다. 무소속 신분이지만 보수 진영의 한 축으로서 역할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셈이다. 국민의힘 공식 후보를 상대로 승리했다는 점에서 그의 당선은 기존 공천 질서에 대한 지역 유권자의 평가로도 받아들여진다.
이날 착용한 훈민정음 넥타이도 관심을 끌었다. 한 의원은 과거 법무부 장관 취임식 등 주요 정치적 장면에서 맸던 것으로 알려진 넥타이를 다시 선택했다. 한글 문양 넥타이는 그에게 단순한 복장 이상의 의미를 지닌 상징물처럼 자리 잡았다. 국회 첫 출근날 다시 이 넥타이를 착용한 것은 자신의 복귀 메시지를 시각적으로 드러내려는 선택으로 볼 수 있다.
의원실 배정도 정치권의 눈길을 끌었다. 한 의원은 국회 의원회관 1022호를 배정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층에는 친한계로 분류되는 의원들의 사무실도 있어 향후 자연스러운 소통과 접촉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 8~9월 전당대회 가능성이 거론되는 상황에서 그의 사무실 위치까지 주목받는 것은 한 의원의 존재감이 국민의힘 내부 재편과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다만 복당 문제에는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한 의원은 지금은 복당을 미리 고민할 단계가 아니라는 취지로 말하며, 당장 국민의힘 복귀를 정치 쟁점으로 만들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선거 직후 복당 요구를 전면에 내세우기보다 의정활동과 지역구 공약 이행을 통해 자연스럽게 정치적 명분을 쌓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국회 현장에 친한계 의원들이 모습을 보인 것도 눈에 띄는 장면이었다. 한 의원이 본회의장에 들어서고 의원들과 인사를 나누는 모습은 당내 세력 구도가 다시 움직일 수 있음을 보여줬다. 지방선거 이후 국민의힘 안에서는 지도부 책임론과 쇄신 요구가 동시에 커지고 있다. 이런 국면에서 한 의원의 등원은 친한계가 정치적 공간을 다시 넓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
한 의원에게 주어진 과제도 작지 않다. 전국적 인지도와 상징성은 이미 확인됐지만, 국회의원으로서는 이제 성과를 보여줘야 한다. 부산 북구갑 유권자들이 그를 선택한 만큼 구포∼초읍 터널, 구포역 KTX 증편 등 지역 공약을 실제 결과로 연결해야 한다. 발달장애아동 기본권 보장 문제 등 그가 선거 과정에서 강조한 정책 과제도 상임위 활동을 통해 구체화해야 한다.
한 의원의 등원은 국민의힘 공천 질서에 대한 하나의 정치적 답변이 됐다. 공천에서 배제됐지만 시민 선택으로 살아 돌아왔고, 당적은 없지만 보수 재건을 말하고 있다. 훈민정음 넥타이, 90도 인사, 형극의 길 발언, 친한계와 가까운 의원실 배정은 모두 그의 복귀가 단순한 개인 당선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는 점을 보여준다. 앞으로 한 의원이 지역 의정활동과 보수 재편 논의를 어떻게 연결하느냐에 따라 국민의힘 내부 지형도 적지 않게 흔들릴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