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TV 박상용 기자】상조업계가 과거 회원 모집 경쟁의 후유증을 맞고 있다. 10여 년 전부터 일부 상조회사들이 신규 회원 확보를 위해 내세웠던 만기 시 100% 환급 상품들이 최근 몇 년 사이 차례로 만기에 도달하면서 환급금 지급 부담이 현실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만기회원 해약 후 재가입 유도와 일부 업체의 선수당 경쟁까지 겹치며 자금력이 약한 중소 상조회사의 경영 부담이 커지고 있다.
선불식 상조상품은 소비자가 매월 일정 금액을 납입하고 장례 등 약정된 서비스를 장래에 제공받는 구조다. 상조회사는 소비자가 납입한 선수금의 50%를 은행 예치나 공제조합 가입 등을 통해 보전해야 한다. 고객이 납입한 월 납입금 전액을 회사가 자유롭게 운용할 수 없고, 나머지 금액으로 영업비와 인건비, 관리비 등 기본 운영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
법정 해약환급금 기준만 보면 정기형 상조상품은 만기까지 납입하더라도 해약 시 납입금 전액이 아니라 85% 수준으로 산정된다. 그러나 대형사를 중심으로 만기 시 100% 환급 조건이 TV 광고와 영업 현장에서 확산되면서 소비자들은 이를 사실상 업계 기준처럼 받아들이게 됐다. 중소 상조회사도 “다른 회사는 100%를 돌려준다”는 소비자 요구와 영업 경쟁을 의식해 같은 조건을 따라갈 수밖에 없었다.
일부 영업 현장에서는 만기까지 납입한 기존 회원에게 해약을 권유한 뒤 다시 새로운 상품에 가입하도록 유도하는 사례도 거론된다. 영업사원은 기존 고객을 신규 계약으로 전환해 다시 모집수당을 받을 수 있지만, 회사는 기존 만기상품에 대해 100% 환급금을 지급하고 새 계약에 대해서는 또다시 영업수당을 부담해야 한다. 겉으로는 신규 계약이 늘어난 것처럼 보여도 실제로는 기존 회원을 돌려 가입시키는 구조에 가깝다.
수당 경쟁도 부담을 키우고 있다. 예를 들어 500만 원 상당의 상조상품에서 모집수당이 12~15%라면 영업수당은 60만~75만 원 수준이다. 정상적으로는 월 납입금 납입 회차에 맞춰 수당을 나눠 지급하는 방식이 안정적이지만, 일부 자금력 있는 상조회사는 1회분 납입만 확인되면 수당을 한꺼번에 지급하는 선수당 방식으로 영업조직을 끌어들이고 있다. 중소 상조회사는 같은 조건으로 경쟁하기 어려운 구조다.
과도한 영업수당 문제는 오래전부터 지적돼 왔다. 2018년 전후 정부도 상조회사의 영업 관행을 심각하게 보고, 영업수당을 상품가격의 10% 이내로 제한하고 수당 상한선을 50만 원으로 묶는 방안을 추진한 바 있다. 당시 업계에서는 상품가격의 30%가 영업수당으로 지급되는 사례까지 거론됐다. 계약 초기에 과도한 수당이 빠져나가면 이후 환급금 지급과 계약 관리에 필요한 재원이 약해질 수밖에 없다는 우려였다.
업계에서는 선불식할부거래법이 소비자 보호라는 취지로 운영되고 있지만, 시간이 갈수록 상조업계의 자금 운용과 영업 구조를 옥죄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선수금 보전 의무와 해약환급금 기준, 영업수당 관리 등이 강화되는 흐름 속에서 자금력이 약한 중소 상조회사는 대형사와 같은 조건으로 경쟁하기가 더 어려워지고 있다는 것이다.
만기회원 해약 후 재가입 유도는 일부 영업 현장의 문제로 볼 수 있지만, 그 배경에는 과도한 모집 경쟁과 수당 중심 영업 구조가 자리 잡고 있다. 상조회사 입장에서는 장기간 유지된 회원을 안정적으로 관리해야 하지만, 영업조직이 단기 실적을 우선하면 회사와 소비자 모두에게 부담이 생길 수 있다. 선수금 보전 의무, 만기 환급 부담, 영업수당 경쟁이 동시에 작용하는 만큼 업계 현실을 고려한 제도 개선과 함께 만기회원 관리, 수당 체계 정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