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V 박상용 기자】6·3 지방선거 본투표일 서울 동남권 일부 투표소에서 투표용지가 부족해 투표가 중단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유권자들은 투표소 밖에서 장시간 대기했고, 일부 투표소는 투표 시간이 오후 10시까지 연장됐다. 선거관리의 기본이라 할 수 있는 투표용지 준비에서 문제가 발생하면서 중앙선거관리위원회를 향한 비판이 커지고 있다.
문제가 된 곳은 서울 송파구와 강남구 등 일부 투표소였다. 현장에서는 투표용지가 떨어지면서 유권자들이 투표하지 못한 채 대기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투표소 관계자들이 명확한 안내를 내놓지 못하면서 주민 항의도 이어졌다. 일부 유권자는 투표권을 침해당했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이번 사태는 단순한 행정 착오로 넘기기 어렵다. 선거에서 투표용지는 유권자의 참정권을 보장하는 가장 기본적인 물적 장치다. 후보자와 정당, 선거제도에 대한 논란과 별개로 투표소에 온 유권자가 투표용지 부족으로 기다려야 하는 상황은 선거관리 신뢰를 흔드는 문제다.
시민단체는 선관위 관계자들을 경찰에 고발했다. 투표용지 부족이 단순 실수인지, 사전 수요 예측과 물량 배분 과정에서 구조적 문제가 있었는지 확인해야 한다는 취지다. 선관위는 긴급하게 추가 투표용지를 조달하고 투표 시간을 연장했지만, 현장 혼란을 막기에는 부족했다.
특히 이번 지방선거는 광역단체장, 기초단체장, 교육감, 지방의원 선거가 함께 치러진 만큼 투표용지 종류와 수량 관리가 복잡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복잡하다는 이유가 준비 부족의 면책 사유가 될 수는 없다. 선거관리기관이라면 지역별 선거인 수, 사전투표율, 본투표 예상 참여율을 고려해 충분한 예비 물량과 비상 대응 체계를 갖췄어야 한다.
투표용지 부족 사태는 투표율이나 개표 결과와 별개로 선관위가 반드시 책임 있게 설명해야 할 사안이다. 어느 단계에서 물량 산정이 잘못됐는지, 현장 보고와 추가 공급은 왜 늦어졌는지, 투표 시간 연장 결정 과정은 적절했는지 투명하게 밝혀야 한다.
선거는 결과 못지않게 과정의 신뢰가 중요하다. 유권자가 투표소에 도착했는데 투표용지가 없어 기다리는 일은 민주주의 절차에서 있어서는 안 될 일이다. 선관위는 사과에 그칠 것이 아니라 재발 방지를 위한 구체적 기준과 현장 매뉴얼을 내놔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