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V 박란희 기자】미국이 미국·멕시코·캐나다협정 협상에서 미국산 자동차 부품 비중을 50%까지 요구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미국이 북미 자동차 공급망 안에서 자국산 부품 사용을 더 강하게 요구할 경우 멕시코와 캐나다뿐 아니라 한국 자동차·부품업계에도 파장이 미칠 수 있다. 북미 시장을 주요 수출·생산 거점으로 삼아온 한국 기업들도 전략 수정이 필요해질 수 있다.
USMCA는 북미 자동차 산업의 생산 기준과 관세 혜택을 좌우하는 핵심 통상 틀이다. 특정 비율 이상의 역내 부품을 사용해야 무관세 혜택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원산지 규정은 기업의 생산지와 부품 조달 구조를 결정하는 중요한 기준이다. 미국산 부품 비중을 별도로 높이라는 요구는 기존 역내 생산 기준보다 더 강한 자국 우선주의 성격을 갖는다.
한국 자동차 기업은 미국 현지 생산과 멕시코 생산, 한국산 부품 공급을 복합적으로 활용해왔다. 만약 미국산 부품 비중 요건이 강화되면 한국산 부품이 북미 생산 차량에 들어가는 구조가 제한될 수 있다. 이는 부품업체의 수출 물량과 현지 투자 계획에 직접 영향을 줄 수 있다.
미국의 요구는 제조업 일자리와도 연결돼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자동차와 철강, 반도체, 배터리 등 핵심 산업을 미국 안으로 끌어들이려는 정책을 강화해왔다. 자동차 부품 비중 요구도 이런 흐름의 연장선으로 볼 수 있다. 미국 내 생산과 고용을 늘리겠다는 명분은 강하지만, 기업 입장에서는 비용 상승과 공급망 경직성이 부담이다.
한국 정부와 업계는 협상 결과를 면밀히 지켜봐야 한다. 미국 현지 생산 확대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을 수 있고, 부품 조달 구조까지 재편해야 할 수 있다. 특히 중소 부품업체는 현지 공장 설립이나 미국 업체와의 협력 없이는 북미 시장 진입 장벽이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
이번 협상은 글로벌 자동차 산업이 효율성 중심에서 안보·자국 산업 보호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한국 기업은 가격 경쟁력과 품질만으로 대응하기 어려워졌다. 미국 정책 변화에 맞춰 현지화, 공급망 다변화, 기술 고도화 전략을 동시에 추진해야 북미 시장에서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