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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J news

묘역 뒤덮은 플라스틱 조화…친환경 추모문화 전환 더는 미룰 수 없다

연간 1,557톤 폐기물 발생…생화·건조화·식재형 추모 전환 필요

 

【STV 박상용 기자】성묘와 추모의 마음을 담아 묘역에 놓이는 조화가 환경오염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겉보기에는 고인을 기리는 꽃이지만 상당수 조화는 폴리에스테르, PVC, 철심, 접착제 등이 섞인 복합 플라스틱 제품이다. 사용 후 분리배출이 어렵고 대부분 소각 처리돼 폐기물과 탄소 배출 부담으로 이어진다.

 

전국 공원묘지에서 발생하는 플라스틱 조화 폐기물은 연간 1,557톤, 이에 따른 탄소 배출량은 4,304톤 규모로 추산된다. 값싼 수입 조화가 묘역을 채우는 동안 국내 화훼 소비는 위축되고, 추모 공간은 장기적으로 폐기물 처리 부담을 떠안는 구조가 됐다.

 

조화가 널리 쓰이는 이유는 편리함이다. 생화는 시간이 지나면 시들고 교체가 필요하지만, 조화는 오랫동안 형태를 유지한다. 자주 묘소를 찾기 어려운 유족에게는 고인을 향한 마음을 오래 남기는 방식처럼 여겨져 왔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 색이 바래고 부서진 조화는 묘역 주변에 플라스틱 폐기물로 남는다.

 

환경 부담도 작지 않다. 야외에 장기간 노출된 조화는 햇빛과 비바람을 맞으며 표면이 훼손되고, 미세플라스틱과 유해물질 발생 우려도 제기된다. 추모를 위해 놓은 꽃이 시간이 지나 토양과 공기를 오염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조화 사용 관행을 다시 살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안으로는 생화 사용 확대가 우선 거론된다. 생화는 자연 분해가 가능하고 국산 화훼 소비를 늘리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다만 가격 부담과 공급 체계, 묘역 관리 문제를 고려하지 않은 단순 금지는 현장 반발을 부를 수 있다. 생화 사용을 늘리려면 유족 안내, 공공시설 시범사업, 화훼농가와의 공급 연계가 함께 마련돼야 한다.

 

건조화와 식재형 추모도 현실적인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스타티스나 천일홍처럼 마른 뒤에도 형태를 유지하는 꽃은 생화의 짧은 수명을 보완할 수 있고, 바위솔·세덤류·맥문동·꽃잔디 같은 지피식물은 묘역을 작은 정원처럼 가꾸는 데 활용할 수 있다. 단순히 꽃을 꽂고 돌아가는 방식에서 벗어나 살아 있는 식물을 돌보며 고인을 기억하는 문화로 확장할 수 있다.

 

공공 추모시설의 역할도 중요하다. 일부 지자체는 공원묘원 플라스틱 조화 반입을 제한하거나 생화 사용을 권장하는 캠페인을 추진해 왔다. 공설묘지와 공원묘원에서 조화 반입 기준을 마련하고, 생화·건조화·친환경 추모용품을 함께 안내한다면 민간 추모시설로도 변화가 확산될 수 있다.

 

상조·장례업계 역시 친환경 추모 전환에 동참할 필요가 있다. 장례식장 근조화환, 봉안당 장식, 묘소 방문용 조화 등 장례 전후 과정에서 플라스틱 장식품은 여전히 폭넓게 쓰이고 있다. 상조업체와 장례지도사가 생화, 쌀화환, 근조기, 디지털 추모 메시지, 식재형 추모 등 대안을 안내하면 유족의 선택도 달라질 수 있다.

 

친환경 추모문화는 조화를 없애자는 구호에 그치지 않는다. 고인을 기억하는 방식을 자연과 조화롭게 바꾸는 일이다. 묘역에 오래 남아야 할 것은 썩지 않는 플라스틱 꽃이 아니라 고인을 향한 마음이다. 생화 한 송이와 작은 풀꽃이 자연 안에서 순환할 때, 장례문화도 미래 세대에 부담을 덜 남기는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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