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TV 박상용 기자】공정거래위원회의 2026년도 공시대상 기업집단 지정 결과에서 상조업계가 눈여겨볼 변화가 나타났다. 자산총액 5조원 이상 기업집단에 새로 포함된 곳 가운데 한국교직원공제회와 웅진이 각각 상조회사를 보유한 집단으로 이름을 올렸기 때문이다. 한국교직원공제회는 예다함상조를, 웅진은 상조업체 프리드라이프를 거느리고 있다.
공정위는 올해 자산총액 5조원 이상인 102개 기업집단을 공시대상 기업집단으로 지정했다. 신규 지정 집단에는 한국교직원공제회, 웅진, 토스, 한국콜마, 오리온, QCP그룹, 일진글로벌 등이 포함됐다. 이 가운데 상조업과 직접 연결되는 곳은 한국교직원공제회와 웅진이다. 상조업이 단순한 중견 생활서비스 업종을 넘어 대기업집단 공시 규제의 틀 안에서도 본격적으로 다뤄지는 단계에 들어선 셈이다.
한국교직원공제회는 교직원공제회법에 따라 설립된 특수법인으로, 교직원 복지와 자산 운용을 담당한다. 운용자산 규모는 크지만 회계상 운용자산 상당 부분은 부채 성격이 있어 대기업집단 자산 산정에 그대로 반영되지는 않는다. 이번 지정은 예다함상조와 더케이콘도, 회사형 리츠 등 공제회 산하 계열 자산이 기준을 넘어서며 이뤄졌다. 예다함상조는 공제회 회원 기반과 안정성을 바탕으로 성장해온 상조회사라는 점에서 업계의 관심을 끈다.
웅진의 재진입은 상조업계에 더 직접적인 의미를 갖는다. 웅진은 상조업계 최대 사업자인 프리드라이프를 인수하며 공시대상 기업집단에 다시 이름을 올렸다. 프리드라이프는 선수금 규모와 회원 기반, 브랜드 인지도 면에서 국내 상조시장을 대표하는 사업자로 꼽힌다. 웅진의 생활서비스 사업 경험과 프리드라이프의 상조서비스가 결합하면서, 상조업이 대형 기업집단의 주요 포트폴리오로 편입되는 흐름이 뚜렷해졌다.
상조업은 장기 신뢰가 핵심인 산업이다. 소비자는 장례 발생 전 오랜 기간 선수금을 납입하고, 실제 서비스는 미래 시점에 제공받는다. 이 때문에 업체의 재무 안정성, 선수금 보전, 해약환급금 지급 능력, 장례서비스 이행 능력은 소비자 신뢰와 직결된다. 대기업집단에 포함된 상조회사는 브랜드 신뢰를 높일 수 있지만, 동시에 공시와 지배구조 투명성에 대한 더 높은 기준도 요구받게 된다.
공시대상 기업집단으로 지정되면 기업집단 현황 공시, 대규모 내부거래 공시, 특수관계인에 대한 부당한 이익 제공 금지 등 규제가 적용된다. 상조업계 입장에서는 계열 구조와 자금 흐름을 더 투명하게 드러내는 계기가 될 수 있다. 특히 상조회사는 소비자 선수금을 기반으로 운영되는 만큼 계열사 간 거래, 비용 구조, 서비스 이행 체계가 명확해야 한다. 대기업집단 편입이 외형 성장에 그치지 않고 소비자 보호와 경영 투명성 제고로 이어져야 하는 이유다.
이번 지정은 상조업계의 대형화 흐름도 다시 확인시켰다. 대형 상조회사가 그룹 포트폴리오 안으로 들어가면 자본력과 조직력을 바탕으로 장례서비스 품질 관리, 고객관리 체계, 제휴서비스 확대, 현장 운영 표준화에 나설 수 있다. 반면 중소 상조회사와의 격차가 커질 가능성도 있다. 업계가 규모 경쟁으로 재편될수록 소비자 선택권과 가격 투명성, 현장 추가비용 관리가 더 중요해질 전망이다.
예다함상조와 프리드라이프가 각각 공제회 기반과 대기업집단 기반에서 어떤 운영 모델을 보여줄지도 관심이다. 예다함상조는 공공성과 회원 복지 성격을 함께 지닌 상조회사로 안정적 서비스 제공과 투명한 운영이 중요하다. 웅진프리드라이프는 업계 선두 사업자로서 웅진의 생활서비스 역량과 결합해 고객관리와 장례서비스 표준화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공정위의 이번 지정은 상조업이 대규모 기업집단의 생활서비스 전략 안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상조업계는 대기업집단 편입을 외형 성장의 성과로만 볼 것이 아니라, 소비자 신뢰를 높이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선수금 관리 안정성, 장례서비스 품질, 내부거래 투명성, 해약·환급 절차의 명확성이 뒷받침될 때 상조업은 규모에 걸맞은 산업적 신뢰를 확보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