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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J news

중고령층 절반, 장례비용 준비 못 했다

돌봄·상속 계획도 미흡…생애 후반 재무관리 지원 필요성 커져


【STV 박상용 기자】국내 중고령층 절반 이상이 장례비용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돌봄, 간병, 요양, 장례, 상속 등 생애 후반 지출에 대한 준비가 중요해지고 있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노후 재무 설계가 충분히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보험연구원이 전국 55~79세 중고령층 3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54.7%는 장례비용에 대한 계획이 없다고 답했다. 이는 노인돌봄 비용에 대한 계획이 없다는 응답 48.9%, 상속·증여 계획이 없다는 응답 44.7%보다 높은 수치다. 생애 말기와 사후 절차 가운데 장례비 준비가 가장 취약한 항목으로 드러난 것이다.

장례비용은 갑작스럽게 발생하는 경우가 많고, 유족이 짧은 시간 안에 빈소, 장례용품, 음식, 운구, 화장·매장 방식 등을 결정해야 한다. 사전에 비용 범위나 장례 방식이 정리돼 있지 않으면 유족은 정신적 충격 속에서 경제적 판단까지 떠안게 된다. 특히 장례 절차와 비용 구조를 잘 모르는 경우 불필요한 지출이 늘어나거나, 사후 정산 과정에서 갈등이 생길 가능성도 있다.

중고령층의 부채 부담도 장례비 준비를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다. 조사 대상자의 49.2%는 부채를 보유하고 있었고, 이 가운데 61.0%는 현재 부채가 과도하다고 느낀다고 답했다. 은퇴 전후 소득이 줄어드는 시기에 부채 상환, 의료비, 돌봄비가 겹치면 장례비는 후순위로 밀리기 쉽다. 그러나 장례는 미룰 수 없는 비용이라는 점에서 사전 준비 부족은 곧바로 유족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번 조사에서는 건강 악화나 인지 기능 저하로 중요한 결정을 직접 내리기 어려운 상황에 대한 준비도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족이나 제3자가 본인을 대신해 은행 계좌 등에 접근할 방법을 마련했다는 응답은 16.0%에 그쳤다. 장례비를 마련해 두었더라도 실제 사망이나 의사결정 불능 상황에서 유족이 해당 자금을 신속히 활용하지 못하면 장례 진행 과정에서 혼선이 생길 수 있다.

장례업계에서는 이번 결과가 사전장례상담과 생전 장례계획의 필요성을 보여준다고 본다. 장례 방식, 예산, 부고 범위, 빈소 규모, 화장·봉안·자연장 여부 등을 미리 정리해 두면 유족의 부담을 줄이고 불필요한 비용 지출을 막을 수 있다. 특히 1인 가구와 무연고 위험이 커지는 상황에서는 개인의 장례 의사를 제도적으로 남기고 관리할 수 있는 장치도 중요해지고 있다.

보고서는 금융지식과 금융행동 수준이 모두 낮은 금융역량 취약집단을 위해 공적 재무관리 서비스와 금융자문 접근성을 높여야 한다고 제언했다. 장례비용 준비 역시 단순한 개인 저축 문제가 아니라 노후 재무관리의 핵심 항목으로 다뤄질 필요가 있다. 돌봄과 장례, 상속 준비가 늦어질수록 부담은 본인을 넘어 가족과 사회로 옮겨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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