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TV 박란희 기자】자연 친화적 장묘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제3 국립수목장림 조성 사업이 본격 추진된다. 산림청은 경기·전라·경상·제주권 지방정부를 대상으로 총사업비 80억 원 규모의 신규 국립수목장림 대상지 공모에 들어갔다. 기존 국립수목장림이 수도권과 충청권을 중심으로 운영돼 온 만큼, 이번 사업은 자연장 이용 기반을 다른 권역으로 넓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공모의 특징은 수목장림을 단순한 장사시설이 아니라 지역과 함께 운영되는 산림형 추모 공간으로 설계한다는 점이다. 산림청은 조성 초기부터 주민 의견을 반영하고, 지역 여건에 맞는 운영 방식을 마련하는 지역상생형 모델을 추진한다. 수목장림이 일부 지역에서 기피시설로 받아들여졌던 점을 고려해, 주민 참여와 지역 환원 구조를 사업의 주요 기준으로 삼겠다는 취지다.
수목장림은 화장한 유골을 나무 주변에 묻고 고인을 기리는 자연장 방식이다. 대규모 묘지나 봉안시설보다 토지 이용 부담이 낮고, 산림 경관을 활용해 추모와 치유 기능을 함께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친환경 장례문화의 한 축으로 평가된다. 고령화와 가족 구조 변화, 장례 간소화 흐름이 맞물리면서 장지를 선택하는 유가족 사이에서도 자연장에 대한 관심은 꾸준히 커지고 있다.
상조·장례업계 입장에서도 국립수목장림 확대는 의미가 작지 않다. 장례 서비스가 의전 중심에서 장지 상담, 자연장 안내, 사후 추모 관리까지 넓어지는 상황에서 공공 자연장 인프라 확충은 유가족 선택권을 넓히는 기반이 된다. 특히 장례 절차를 마친 뒤 장지를 정하는 과정에서 비용, 접근성, 관리 안정성은 유가족이 가장 민감하게 보는 요소인 만큼, 국립 시설 확대는 시장 전반의 신뢰도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산림청은 이번 사업을 통해 수목장림이 지역 주민에게 부담이 되는 시설이 아니라 일자리와 산림복지 기능을 함께 만드는 공간이 되도록 하겠다는 구상이다. 시설 관리, 안내, 산림 돌봄, 방문객 편의 서비스 등에서 지역 인력이 참여할 수 있고, 추모객 방문이 지역 소비와 연계될 가능성도 있다. 장묘시설을 지역 밖으로 밀어낼 대상이 아니라 지역 자원으로 활용하는 방향 전환인 셈이다.
이미 경기 양평 국립하늘숲추모원과 충남 보령 국립기억의숲은 자연 친화적 장묘문화의 대표 사례로 꼽힌다. 두 시설은 숲의 경관을 살리면서 추모 기능을 결합한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수목장림이 적절한 관리 체계를 갖출 경우 장례문화 개선과 산림복지 확산을 함께 이끌 수 있음을 보여줬다. 제3 국립수목장림 역시 이러한 선행 사례를 바탕으로 권역별 수요와 지역 여건을 반영해 조성될 전망이다.
박은식 산림청장은 제3 국립수목장림을 지역 소멸 위기 대응과 지속 가능한 장묘문화 정착을 함께 추진하는 모델로 만들겠다는 뜻을 밝혔다. 산림청은 지방정부의 참여를 바탕으로 대상지를 선정한 뒤, 자연 친화적 장례문화 확산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동시에 도모한다는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