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TV 박란희 기자】신현송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15일 국회에서 열리면서 여야가 후보자 자질을 두고 정면으로 맞붙었다. 더불어민주당은 국제 금융시장 경험과 학문적 성과를 앞세워 적임자라고 평가했고, 국민의힘 등 야권은 주택 보유와 외화 자산, 가족 국적 문제 등을 거론하며 공직자로서 적절한지 집중적으로 따졌다. 통화정책을 총괄하는 한국은행 수장 인선인 만큼, 청문회는 단순한 신상 검증을 넘어 새 정부 경제 라인의 기준을 가늠하는 자리로 진행됐다.
민주당은 신 후보자가 국내보다 국제 무대에서 더 널리 알려진 거시금융 전문가라는 점을 부각했다. 국제통화기금 수석이코노미스트와 프린스턴대 교수 경력 등을 거론하며, 대외 충격과 금융시장 불안이 겹친 상황에서 한국은행 총재에게 필요한 것은 세계 경제 흐름을 정확히 읽고 대응할 수 있는 역량이라고 강조했다. 금리와 환율, 물가, 자본 이동이 한꺼번에 흔들릴 수 있는 시기인 만큼, 이론과 실무를 함께 갖춘 후보라는 점을 여당은 강하게 내세웠다.
야권은 후보자의 경력보다 신상과 생활 이력을 더 문제 삼았다. 국내외에 걸친 주택 3채 보유, 가족 전원의 외국 국적, 금융자산 대부분이 외화 자산이라는 점이 주요 쟁점으로 떠올랐다. 서울 강남 아파트를 전세를 끼고 사들여 장기간 보유한 뒤 큰 시세 차익을 거둔 부분과, 모친이 전세보증금 없이 거주해 온 방식도 도마에 올랐다. 이와 함께 영국 고등학교 졸업 뒤 고려대 경제학과 편입 과정이 당시 학칙에 맞았는지를 둘러싼 의문도 제기됐다.
후보자는 청문회에서 이런 논란에 대해 먼저 사과했다. 개인 신상과 관련한 문제로 국민에게 우려를 안긴 데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고, 해외에서 오래 생활하다 보니 국내 행정 절차를 세심하게 챙기지 못한 점이 있었다고 밝혔다. 다만 의도적으로 이익을 노리거나 규정을 피하려 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자신을 향한 시선이 곱지 않다는 점도 알고 있다면서, 공직을 맡게 된다면 제기된 문제들을 빠르게 정리하겠다고 말했다.
외화 자산 문제에 대해서는 이미 상당 부분을 처분해 원화로 들여온 상태라고 설명했다. 앞으로도 이해 충돌이나 불필요한 의혹이 생기지 않도록 정리하겠다고 했고, 공직자로서 기준에 맞게 처신하겠다고 밝혔다. 모친 거주 문제와 관련해서는 투기 목적이 아니라 생활 지원 차원이었다고 해명했다. 만약 현재 방식이 세법상 증여로 판단될 소지가 있다면 세무대리인을 통해 확인한 뒤 필요한 조치를 밟겠다고 덧붙였다.
편입 의혹에 대해서도 당시 교육제도 차이를 들며 설명했다. 영국은 고등학교가 4년제이고 대학은 3년제여서, 고교 졸업이 일정 부분 대학 수학과정으로 인정됐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절차를 악용하거나 특혜를 노린 것은 아니라는 취지다. 청문회에서는 이런 개별 해명과 함께, 한국은행 총재가 단순한 경제학자가 아니라 조직을 이끌고 시장 신뢰를 관리해야 하는 공직자라는 점도 반복해서 언급됐다.
이날 청문회는 후보자의 국제적 전문성을 높게 본 여당과, 공직 윤리와 생활 이력을 문제 삼은 야당이 뚜렷하게 갈린 채 이어졌다. 신 후보자에게는 세계 경제를 읽는 능력과 함께 국내 공직자로서의 책임감과 처신도 동시에 요구됐다. 청문보고서 채택 과정에서도 이런 쟁점은 계속 부딪힐 가능성이 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