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TV 박상용 기자】국민의힘 조광한 최고위원의 경기지사 출마 선언은 수도권 승부를 위한 승부수가 아니라, 당이 왜 아직도 중도층과 수도권 유권자에게 신뢰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지를 다시 보여주는 장면에 가깝다. 경기도는 단순한 광역단체장 한 자리가 아니라 수도권 민심 전체의 방향을 가늠하는 핵심 승부처다. 이런 곳에 당의 외연을 넓힐 인물보다 강성 지지층 정서와 더 가깝게 읽히는 인사를 전면에 세운 것 자체가, 국민의힘이 여전히 선거를 확장보다 결집 중심으로 보고 있다는 방증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조 최고위원은 12일 출마 기자회견에서 당 승리를 위해 자신이 직접 뛰겠다고 했지만, 그 말보다 먼저 떠오르는 것은 그가 상징해온 정치적 이미지다.
실제 조 최고위원은 장동혁 대표가 올해 1월 지명직 최고위원으로 임명한 인물이다. 당시 보도에서는 그가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반대와 계엄 옹호성 발언으로 논란을 빚은 인사로 소개됐고, 장 대표가 계엄 문제 사과 직후 이런 인선을 단행한 것을 두고 당 안팎에서 윤어게인 회귀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됐다. 이후에도 조 최고위원은 당내 절윤 요구나 인적 쇄신론에 대해 선을 긋는 발언을 이어갔다. 이런 인물이 수도권 최대 승부처인 경기지사 경선에 직접 뛰어드는 장면은, 당이 말로는 쇄신을 얘기하면서도 실제로는 윤어게인 색채를 떨쳐내지 못하고 있다는 인식을 더 강하게 만들 수밖에 없다.
더 큰 문제는 조 최고위원의 출마가 국민의힘 내부의 불안과 한계를 오히려 드러낸다는 점이다. 조 최고위원 스스로도 기자회견에서 지난 두 달 동안 더 경쟁력 있는 후보를 모시려 했지만 기대한 결과를 만들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 말은 뒤집어 보면 기존 후보군만으로는 본선 경쟁력이 충분치 않다는 당 내부 판단이 있었고, 그 대안으로 결국 지도부 핵심 인사가 직접 뛰어들었다는 뜻이 된다. 하지만 수도권 확장성이 검증된 새 얼굴을 내세운 것이 아니라, 이미 당의 강경 이미지와 연결돼 있는 인사를 전면에 배치했다면 이는 위기 돌파라기보다 인물난의 자인에 더 가깝다.
경기도 선거는 특히 중도층과 무당층의 판단이 중요하다. 이런 지역에서는 강성 지지층에게 익숙한 언어보다 불안감을 덜어주는 안정감, 당의 변화 의지, 확장 가능한 메시지가 더 중요하게 작용한다. 그런데 조 최고위원은 최근에도 당내에서 윤어게인 세력과의 거리두기를 요구하는 목소리에 비판적 태도를 보여왔고, 친한계나 오세훈 시장 쪽의 문제 제기에 대해서도 강하게 맞서왔다. 결국 조 최고위원 출마는 당의 외연 확장 카드라기보다 장동혁 체제의 연장선, 또는 강성 지지층 결집의 상징처럼 비칠 가능성이 크다. 수도권 민심을 넓혀야 할 선거에서 이런 인상을 주는 것 자체가 이미 큰 부담이다.
국민의힘이 정말 수도권에서 판을 바꾸고 싶다면 필요한 것은 윤어게인 논란을 다시 불러올 수 있는 인사의 전진 배치가 아니라, 당이 과거와 단절하고 있다는 점을 유권자가 체감할 수 있는 선택이어야 한다. 조광한 후보의 출마는 그런 방향과는 거리가 멀다. 오히려 이미 흔들리고 있는 중도 보수층과 수도권 지지층에게 이 당은 아직도 달라지지 않았다는 신호를 줄 가능성이 더 크다. 경기지사 경선판을 흔들 수는 있어도, 그 파장이 본선 경쟁력 강화가 아니라 지지층 이탈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국민의힘으로선 결코 가볍게 볼 수 없는 카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