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TV 박란희 기자】서울시가 어린이 전용 산분장지를 처음 조성해 시범 운영에 나선다. 장사제도 변화에 맞춰 공공장지가 새로운 장례 수요를 반영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관심이 모인다.
서울시설공단은 서울시립 용미리 제1공원묘지 안에 어린이 산분장지 조성을 마무리하고 다음달부터 본격 운영할 계획이다. 공단이 산분장지를 별도로 조성해 운영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어린이 산분장지는 용미리 제1공원묘지 추모의 숲 안에 약 500㎡ 규모로 들어선다. 대상은 12세 이하 고인이다. 휠체어와 유모차 이동이 가능한 무장애 데크를 설치했고, 정원과 추모 조형물도 함께 마련했다. 유족들은 정원과 조형물 주변 등 지정된 장소 가운데 원하는 지점을 선택해 아이의 유골을 안치할 수 있다.
이번 사업은 산분장이 제도권에 편입된 뒤 공공장지에서 이를 실제 운영 모델로 구현한 첫 사례 가운데 하나로 볼 수 있다. 서울시설공단은 초기 단계인 만큼 어린이 산분장지를 우선 시범 운영하며 운영 절차와 기준을 정비해 나갈 방침이다.
산분장은 지난해 1월 장사 등에 관한 법률 개정으로 제도적 근거가 마련됐다. 그동안 유골을 자연에 뿌리는 방식은 일부 이뤄졌지만 법적 기준은 분명하지 않았다. 다만 산분장이 허용됐다고 해서 어디서나 가능한 것은 아니다. 일반 산지나 임야는 금지되며, 묘지와 화장시설, 봉안시설, 자연장지 등 법이 정한 장소 안에서만 가능하다.
서울시는 이미 용미리 제1묘지 안에서 어린이 전용 추모공원인 나비정원을 운영해 왔다. 나비정원은 2014년 국내 최초로 조성된 어린이 전용 추모공원으로, 지난해에만 57위의 어린이 고인이 안치됐고 누적 안치 규모는 635위에 달한다.
이번 어린이 산분장지는 기존 나비정원과 달리 자연 속에 유골을 안치하는 방식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공공장지가 안치와 봉안 중심에서 벗어나 유가족의 가치관과 추모 방식 변화에 대응하기 시작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장례업계에서는 이번 시범 운영이 산분장 제도의 현실 안착 가능성을 가늠하는 기준점이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어린이 장례라는 민감한 영역에서 공공이 먼저 모델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향후 장사시설 운영에도 참고가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