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TV 김형석 기자】이재명 대통령이 1일 한국을 첫 국빈 방문한 프라보워 수비안토 인도네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 관계를 특별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로 격상하는 데 합의했다. 중동 사태에 따른 에너지와 공급망 불안이 이어지는 가운데 자원 안보와 방산, 첨단산업을 아우르는 협력 강화에 양국이 뜻을 모았다는 점에서 이번 회담의 의미가 작지 않다.
이 대통령은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정상회담 모두발언에서 "중동전쟁의 여파로 양국의 에너지 공급망에 큰 충격이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이번 위기의 영향이 최소화되도록 자원 안보에 관한 양국의 협력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글로벌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가운데 양국의 존재는 서로에게 축복"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인도네시아가 LNG, 석탄 등 주요 에너지원에 있어 안정적인 역할을 해주는 것에 대해 무척 든든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양국은 수교 이후 50여년간 서로 이끌고 밀어주는 신뢰할 수 있는 친구이자 동반자였다"며 인도네시아를 한국 기업의 첫 해외 투자처이자 K방산의 소중한 파트너로 평가했다.
이 대통령은 전기차와 방산을 비롯한 기존 협력을 토대로 미래 산업 협력도 확대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그는 "그동안의 협력에 기초해 저와 프라보워 대통령은 양국 국민에게 더 큰 이익을 가져다줄 미래 프로젝트를 더 많이 만들고자 한다. 급변하는 국제질서 속에 민주주의와 자유무역 등 가치를 공유하는 양국의 협력이 빛을 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프라보워 대통령도 양국의 이해관계가 맞닿아 있다는 점을 거듭 강조하며 협력 확대에 호응했다. 그는 "전 세계적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안타까운 상황이지만, 그렇기에 양국 관계가 더 중요하다"고 했고, "물론 가족 내에서도 여러 오해가 생길 수는 있지만 중요한 것은 두 나라가 공동의 이해관계를 갖고 있다는 점"이라고 밝혔다.
이어 프라보워 대통령은 "한국은 뛰어난 산업 능력과 과학기술을 갖고 있고, 인도네시아는 풍부한 자원과 큰 시장이 있다"며 상호 보완성을 부각했다. 아울러 중견국으로서 평화와 안정을 중시하고 이를 위해 튼튼한 안보와 국방이 필요하다는 점도 공통점으로 거론하며 양국 협력의 외연이 경제를 넘어 안보 분야로 넓어질 수 있음을 시사했다.
양국은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모두 16건의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이 가운데 두 정상 임석 아래 서명한 문건은 10건으로, 외교부 장관 간 소통 채널 구축을 위한 특별 포괄적 전략대화 양해각서와 경제협력위원회 재가동을 위한 경제협력 2.0 양해각서가 포함됐다.
핵심 광물 협력 양해각서에는 유망 프로젝트 발굴과 지질조사, 탐사, 정책 연구 협력 내용이 담겼다. 또 디지털 개발 협력, 인공지능 기반 기본의료와 인적개발 협력, 청정에너지 협력, 탄소 포집 및 저장 분야 협력 등 미래 산업과 에너지 전환 관련 의제도 폭넓게 반영됐다.
이와 함께 해양플랜트 서비스산업 협력, 한국수출입은행과 인도네시아 국부펀드 다난타라 간 금융 협력, 지식재산 보호 및 집행 협력에 관한 양해각서도 체결됐다. 정상 임석은 아니었지만 환경 협력, 산림 분야 핵심 프로그램 협력, 산불 관리와 산불피해지 복원 협력, 개발 협력, 데이터 및 통계 협력, 한국해외인프라도시개발지원공사와 다난타라 간 전략적 협력 문건도 별도로 마련됐다.
국빈 오찬에서는 양국 정상이 상대국 속담을 직접 언급하며 친밀감을 드러낸 장면도 눈길을 끌었다. 이 대통령은 "인도네시아 속담에 이런 말이 있다고 들었다"며 강둑의 대나무처럼이라는 뜻의 표현을 소개한 뒤 "서로 떼려야 뗄 수 없고, 함께할 때 더 큰 의미가 있는 긴밀하고 각별한 사이를 나타내는 말이라고 들었다"며 "양국 관계에 딱 적합한 말"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대통령은 "오늘 회담을 통해 양국 간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를 수립했다"며 "양국 관계를 최상의 수준으로 격상한 것을 계기로 안보 방산, 경제 혁신, 문화 창조 분야에서 공동 번영을 위한 포괄적 협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전투기 공동 개발과 조선 협력, 인도네시아의 빅데이터와 한국 인공지능 기술의 연계를 거론하며 미래 협력 청사진도 제시했다.
프라보워 대통령 역시 한국 속담을 직접 언급하며 화답했다. 그는 "너무나 중요한 한국 속담, '함께 가면 멀리 간다'는 말이 저희에게도 굉장히 뜻깊다"며 한국말로 "함께 가면 멀리 간다"라고 말했고, "저희가 함께 가면 더 멀리 갈 수 있다"며 "이런 정신에 입각해 오늘 성취하는 모든 일이 두 나라의 미래에 더욱 빛을 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번 회담은 단순한 친선 외교를 넘어 공급망 위기 대응과 자원 확보, 방산 협력, 첨단산업 연계라는 실질 의제를 한꺼번에 묶어낸 자리로 평가된다. 한국의 산업기술과 인도네시아의 자원·시장 기반을 연결하는 구조가 한층 뚜렷해졌다는 점에서 향후 양국 협력이 어디까지 구체화될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