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TV 박상용 기자】국내 산업현장에서 일하던 이주노동자가 숨진 뒤 장례와 유해 송환, 유족 지원 절차가 원활하게 이어지지 못하는 사례가 반복되면서 공적 지원체계 정비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사고 예방과 별개로, 사망 이후 최소한의 장례와 행정 지원을 제도 안에서 어떻게 보장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하고 있다.
현재 확인되는 직접 지원 제도는 범위가 좁다. 한국산업인력공단은 고용허가제를 통해 국내 인력 부족 업종에 취업한 비전문취업 체류자격 E-9 외국인근로자 가운데 자살 또는 무연고 사망자의 경우 실제 장례비를 최대 300만 원 한도로 지원하고 있다. 지원 항목에는 화장, 방부처리, 유해 송환 등이 포함되지만, 대상이 제한적이어서 전체 이주노동자 사망을 포괄하는 장례 안전망으로 보기는 어렵다.
지방자치단체의 공영장례는 일부 보완 장치로 작동하고 있다. 다만 이는 이주노동자만을 위한 전용 제도라기보다 무연고 사망자나 외국인을 함께 포괄하는 구조에 가깝다. 시흥시는 무연고 사망자 범위에 관내 거주 외국인을 포함하고 있고, 신안군도 공영장례 지원 조례에서 관내 사망 무연고자 및 외국인을 지원 대상으로 두고 있다. 결과적으로 이주노동자 사망 사례에도 적용될 수 있지만, 지역별 조례와 예산에 따라 범위와 수준이 달라 전국 단위 기준으로 보기는 어렵다.
현장에서는 장례만 따로 떼어 처리하기 어렵다는 점도 문제로 꼽힌다. 외국인 사망자의 경우 통역, 유족 연락, 본국 송환 협의, 보험과 체불임금 문제, 산재 처리, 종교·문화 차이에 따른 의례 조정이 한꺼번에 맞물리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장례 지원은 비용 보조에 그칠 것이 아니라 행정과 절차를 함께 묶는 방식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상조·장례업계에서도 이 사안을 단순 복지 문제가 아니라 장례 인프라와 절차의 문제로 봐야 한다는 시각이 나온다. 외국인 사망자의 장례는 일반 장례보다 통역, 종교별 의례, 유해 송환, 공영장례 적용 여부, 유족 의사 확인 등 검토할 요소가 더 많기 때문이다. 상조회사와 장례식장, 지자체, 공공기관, 지원단체가 역할을 나누는 표준 절차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남은 과제는 뚜렷하다. E-9 일부 사례에 한정된 장제비 지원을 보다 넓은 사망 유형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외국인을 포함한 무연고 사망자 공영장례 기준도 지역 편차를 줄이는 방향으로 정비해야 한다. 여기에 유해 송환, 통역, 유족 연락, 보험·임금·산재 정산까지 연계하는 원스톱 지원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에 힘이 실리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