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TV 김형석 기자】국회 외교통일위원회는 17일 전체회의를 열고 조현 외교부 장관을 상대로 미국의 호르무즈 해협 군함 파견 요청 및 중동 사태와 관련한 긴급 현안 질의를 진행했다. 이번 회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SNS를 통해 한국을 포함한 주요국들에 해협 안전을 위한 군함 파견을 공개적으로 압박하면서 마련된 자리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4일 트루스소셜에 "바라건대, 영향을 받는 중국, 프랑스, 일본, 한국, 영국, 그리고 다른 국가들이 이곳으로 함정을 보낼 것"이라며 파병을 요구했다. 이에 여야 의원들은 미국의 이란 공격이 침략 전쟁으로 비춰질 수 있으며, 파병 강행 시 헌법 제5조 1항에 위배될 소지가 있다며 일제히 우려를 표명했다.
더불어민주당 김상욱 의원은 "대한민국 헌법 5조 1항은 대한민국은 국제 평화의 유지에 노력하고 침략적 전쟁은 부인한다고 명시하고 있다"며 자칫 잘못 파병하면 위헌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윤후덕 의원 역시 "참전이 되면 헌법에 따라 국민 동의를 받아야 하고 국회의 비준 동의를 받아야 한다"고 절차적 정당성을 강조했다.
조국혁신당 김준형 의원은 "조국혁신당과 저 자신도 이 전쟁은 불법이라고 규정했다. 당연히 국제법, 유엔헌장 위반"이라며 파병이 한미상호방위조약 위반이자 위헌이라는 주장을 펼쳤다. 국민의힘 김기웅 의원은 해협 내 고립된 우리 선박과 선원의 안전 대책을 물으며, 확전 시 발생할 수 있는 자국민 보호 방안 마련을 정부 측에 강력히 촉구했다.
국민의힘 김기현 의원은 "김민석 총리께서 미국 벤스 부통령과 회담한 다음 날 트럼프 대통령이 호르무즈 해협에 군함을 파견해달라고 요구했다"며 정부의 외교적 대응력을 비판했다. 조현 장관은 미국의 공식 요청 여부에 대해 "요청이라고 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는 상황"이라며 구체적인 답변을 피하는 등 시종일관 모호한 입장을 견지했다.
조 장관은 전날 밤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과의 통화에서 해협 안전을 위한 협력 방안이 논의된 사실은 인정했으나, 파병 자체에 대한 논의 여부는 답변하기 곤란하다고 밝혔다. 이춘석 의원은 "미국이 공식 파병 요구를 했는지에 대해서도 답하지 않고, 모호성이 국익이라는 장관 태도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정부의 불투명한 태도를 질타했다.
이용선 의원은 "호르무즈 해협에 우리 군함을 파견하게 되면 참전이기 때문에 국회 비준 동의 사안"이라고 못 박았으나, 조 장관은 국제법적 복잡성을 이유로 비준 사안이 아닐 수도 있다고 맞섰다. 조 장관은 "모든 일을 결정하는 데 있어 헌법과 법률에 따라 할 것이고 그 과정에서 상임위에 소상히 말씀드릴 것"이라며 향후 국회와의 소통을 약속했다.
정부는 오는 25일 프랑스에서 열리는 G7 외교장관 회담에서 루비오 장관과 면담을 갖고 파병 요구와 관련한 미국의 구체적인 의중을 파악하는 등 대응 수위를 조절할 방침이다. 외통위 의원들은 파병이 이란과의 적대 관계를 형성할 위험과 청해부대의 안전 문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정부가 신중하고 국익 중심적인 결단을 내릴 것을 거듭 당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