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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상조 산업을 바라보는 인식은 이제 달라져야 한다


【STV 박상용 기자】상조 산업은 오랫동안 규제와 관리의 대상이라는 이미지 속에 머물러 있었다. 하지만 지금의 시장 규모와 사회적 역할을 놓고 보면, 예전의 잣대만으로 이 산업을 설명하기는 어렵다. 가입자 1000만 명, 선수금 10조 원에 이른 시장은 상조가 이미 국민 생활 속에 깊게 들어온 생활서비스 영역이라는 점을 보여준다. 더는 일부 특수 업종이나 제한된 수요의 시장으로 볼 단계가 아니다.

그동안 상조업은 적지 않은 우여곡절을 겪었다. 제도 미비와 소비자 불안, 시장 정비 필요성이 반복해서 제기됐고, 그에 따라 감독과 규제도 강화됐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산업이 그 과정 속에서 멈춰 있지 않았다는 점이다. 업체들은 각종 제도 변화에 맞춰 운영 구조를 손질했고, 시장 역시 재편을 거치며 이전보다 안정된 틀을 갖춰 왔다. 과거의 문제만 붙들고 현재의 변화를 외면하는 시각은 현실과 거리가 있다.

사회 구조의 변화도 상조 산업의 의미를 새롭게 만들고 있다. 초고령화, 1인 가구 확대, 가족 형태의 변화는 장례와 돌봄을 둘러싼 부담을 예전과 전혀 다른 방식으로 바꾸고 있다. 예전처럼 가족과 이웃이 자연스럽게 역할을 분담하던 환경은 약해졌고, 그 자리를 전문 서비스가 채우는 흐름이 뚜렷해졌다. 상조업체는 이런 변화 속에서 장례 절차를 정리하고 유가족의 부담을 줄이는 실질적 지원 기능을 맡아 왔다.

업계의 변화도 이미 오래전부터 진행돼 왔다. 상조는 장례 한 분야에 머무르지 않고 여행, 웨딩, 헬스케어, 시니어 서비스 등으로 영역을 넓혀 왔다. 이는 단순한 부가사업 확대라기보다 산업의 성격 자체가 바뀌고 있다는 신호에 가깝다. 과거의 상조가 사후 준비에 집중했다면, 지금의 상조는 생애 전반의 서비스를 연결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소비자 입장에서도 활용 범위가 넓어지고 선택의 폭이 커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작지 않다.

이런 상황이라면 정책의 시선도 달라질 필요가 있다. 소비자 보호는 당연히 중요하다. 다만 모든 논의가 규제 강화로만 이어지는 방식은 이제 재검토할 때가 됐다. 시장이 일정한 규모와 체계를 갖춘 만큼, 건전한 업체들이 더 안정적으로 성장하고 새로운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도록 돕는 정책도 함께 논의돼야 한다. 산업을 키우는 일과 소비자를 지키는 일은 반드시 충돌하는 개념이 아니다.

오히려 현장을 반영하지 못한 제도는 산업의 활력을 떨어뜨리고 그 부담을 결국 소비자에게 넘길 수 있다. 그래서 제도를 설계할 때는 감독기관의 시선만이 아니라 실제 서비스를 운영하는 업계의 경험과 현실도 함께 담겨야 한다. 현장 목소리가 빠진 규제는 균형을 잃기 쉽고, 균형을 잃은 정책은 시장을 왜곡할 가능성이 크다. 상조업계의 의견을 충분히 듣자는 요구는 특혜를 달라는 뜻이 아니라 지속 가능한 제도를 만들자는 문제 제기에 가깝다.

이제 상조 산업을 낡은 불신의 틀 안에만 가둬둘 이유는 점점 줄어들고 있다. 이미 상조는 많은 국민의 삶과 맞닿아 있고, 앞으로는 고령사회와 돌봄 공백을 보완하는 역할까지 더 커질 가능성이 높다. 필요한 것은 과거의 이미지에 머무는 시선이 아니라 변화한 현실에 맞는 평가다. 지금은 상조를 단순한 규제 산업이 아니라 미래 생활서비스 산업의 한 축으로 다시 볼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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