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TV 박란희 기자】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23일 미국 연방대법원의 상호관세 위법 판결과 관계없이 지난해 타결된 한미 무역 합의는 여전히 유효하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구 부총리는 이날 오후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업무보고 및 전체회의에 출석해 미국발 통상 환경 변화에 따른 정부의 대응 방안을 상세히 설명했다.
구 부총리는 한미 관세협상의 효력을 묻는 박성훈 국민의힘 의원의 질의에 "유효하다"고 답했다. 그는 미국 정부가 연방대법원 판결 이후에도 다른 법적 근거를 토대로 기존과 같은 수준의 관세 부과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하며, 판결에 따른 상황 변화를 현재로선 예단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 세계에 부과한 15%의 '글로벌 관세'와 관련해 구 부총리는 한국의 상대적 우위를 강조했다. 그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우리나라는 (관세가) 0%"라며 "기본 관세가 2.5% 적용되는 다른 나라보다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IEEPA(국제비상경제권한법) 대신 무역법 122조가 근거가 되더라도 한국의 수출 경쟁력은 유지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정부는 국회에 계류 중인 대미투자특별법의 조속한 처리도 촉구했다. 구 부총리는 해당 법안에 대해 "(무역 합의) 이행을 위한 플랫폼 기금을 만들고, 기금을 관리할 운영 주체를 만드는 두 가지 내용"이라며 "정부로서 그 부분은 계속 절차대로 진행하는 게 좋다"고 밝혔다. 법안 처리가 지연될 경우 미국 측이 한국의 MOU 이행 의지를 오해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내비쳤다.
향후 '한미 전략적 투자 양해각서(MOU)' 이행 전망에 대해서는 "우리는 최대한 지키려고 하고 있다"며 "우리가 (MOU 내용을) 지킨다면 미국에서도 그것보다 더 과하게 (요구) 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언급했다. 농산물 시장 개방이나 고정밀 지도 반출 등 민감한 현안에 대해서는 "팩트시트에 만들어진 범위 안에서 서로 협의하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미국의 무역법 301조 조사 착수 가능성과 관련해서는 철저한 대비책을 마련 중임을 시사했다. 구 부총리는 "우리가 불공정하지 않다는 자료를 충분히 준비하고 있다"며 "할 수 있는 범위에서 우리 국익을 극대화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답했다. 쿠팡 정보 유출 논란이나 온라인플랫폼법(온플법) 등은 통상 문제와 분리하여 미국 측에 충분히 설명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수출 기업의 관세 환급 소송 참여 가능성에 대해서는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구 부총리는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환급 신청은 미국 수입업자가 하게 된다"며 "우리 수출 업체와 미국 수입 업체와의 계약 관계 등을 따져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정부의 협상 속도를 둘러싼 여야의 공방도 벌어졌다. 윤영석 국민의힘 의원은 "미국과 협상을 미룬 나라들이 오히려 이익을 보고 있다"며 "정부가 너무 성급하고 저자세로 접근한 것이 아니냐"고 지적했다. 윤 의원은 중국, 브라질, 멕시코 등의 관세가 낮아지면서 한국의 수출 경쟁국들이 오히려 유리해진 상황을 비판했다.
이에 구 부총리는 "성급하지 않았다면 25%가 지금까지 계속 왔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미국과의 협상에서 일방적으로 당하는 게 아니다"라며 "할 말은 하고 국익에 맞게 하겠다"고 강조하며 업무보고를 마무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