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TV 이영돈 기자】더불어민주당 2021년 전당대회 돈봉투 살포 사건에 연루되어 재판에 넘겨진 이성만 전 의원에게 무죄가 최종 확정됐다. 대법원 3부는 12일 정당법 및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이 전 의원의 상고심에서 검찰의 상고를 기각하고 원심의 무죄 판결을 유지했다.
이 전 의원은 전당대회를 앞둔 2021년 4월 송영길 당시 당대표 후보 지지 의원 모임에서 윤관석 전 의원으로부터 현금 300만 원이 든 봉투를 수수한 혐의를 받았다. 또한 경선캠프 관계자들에게 부외 선거자금 1,100만 원을 제공한 혐의도 포함됐다.
재판의 핵심 쟁점은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의 휴대전화에서 추출된 약 3만 개의 녹취 파일에 대한 증거능력 인정 여부였다. 해당 파일에는 돈봉투 살포 계획에 대한 구체적인 정황이 담겨 있어, 1심에서는 이를 근거로 유죄 판결이 내려진 바 있다.
하지만 대법원은 "원심의 판단에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해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압수수색에서의 관련성, 임의제출 의사, 위법수집증거 배제법칙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고 판시하며 무죄를 확정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이 전 부총장이 알선수재 혐의로 수사를 받을 당시 제출한 휴대전화 정보를 별개의 사건인 돈봉투 사건의 증거로 사용하는 것은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이는 수사 기관이 피의자의 명확한 동의 없이 별건 수사에 증거를 전용한 사례로 보았다.
재판부는 이 전 부총장이 휴대전화 내 모든 전자정보를 제출하겠다는 의사를 명확히 표시했다고 보기 어렵고, 해당 정보들이 본래 수사 대상이었던 혐의와도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이를 토대로 확보한 진술 등 2차 증거들도 능력을 상실했다.
검찰은 1심에서 징역 9개월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되었던 만큼 혐의 입증을 자신했으나, 법원이 위법수집증거 배제 원칙을 엄격하게 적용하면서 판결이 뒤집혔다. 대법원이 2심의 논리를 그대로 수용함에 따라 검찰의 무리한 증거 수집 관행에 제동이 걸렸다.
이번 판결은 현재 진행 중인 다른 전·현직 의원들의 돈봉투 관련 재판에도 상당한 파급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소나무당 송영길 대표 역시 돈봉투 살포 의혹과 관련해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으며, 오는 13일 항소심 선고를 앞두고 있어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법조계와 정치권은 이번 무죄 확정이 검찰의 이른바 '기획 수사' 논란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보고 있다. 위법하게 수집된 증거는 아무리 실체적 진실을 담고 있더라도 법정에서 무력화될 수 있다는 사법부의 확고한 원칙이 다시 한번 확인된 셈이다.
이 전 의원은 돈봉투 수수 피의자로 지목된 이후 2023년 5월 민주당을 자진 탈당했으며, 긴 법정 공방 끝에 혐의를 벗게 됐다. 대법원의 이번 결정은 향후 디지털 포렌식 증거의 수집 범위와 절차적 정당성을 강조하는 중요한 판례로 남게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