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TV 김형석 기자】국회는 9일 오후 본회의를 열고 한미 관세협상의 후속 조치를 다루는 ‘한미 전략적 투자 관리를 위한 특별법안(대미투자특별법)’ 심사를 위한 특별위원회 구성을 의결했다. 최근 트럼프 행정부가 한국 국회의 입법 지연을 이유로 관세 재인상 방침을 밝히는 등 대미 통상 압박이 거세지자, 여야가 입법 속도를 높이기 위해 전격 합의한 결과다.
이번 특위는 위원장을 포함해 총 16명으로 구성되며 더불어민주당 8명, 국민의힘 7명, 비교섭단체 1명이 참여한다. 위원장에는 ‘위원장을 국민의힘 소속으로 한다’는 여야 합의에 따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인 국민의힘 김상훈 의원이 내정됐다. 특위에는 법률안 심사권이 부여되어 관련 상임위에 흩어져 있던 총 8건의 법안을 병합 심의할 예정이다.
특위의 핵심 과제는 지난해 11월 한미 양국이 체결한 3,500억 달러 규모의 전략적 투자 MOU를 이행하기 위한 한미전략투자기금 조성과 한미전략투자공사 설립 등의 법적 근거를 마련하는 것이다. 당초 국민의힘은 관세 합의에 대한 ‘선(先) 국회 비준’을 주장해 왔으나, 미국의 관세 보복 현실화 우려가 커지자 특별법 우선 처리에 동의하며 대승적 결단을 내렸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특위 구성안 가결 후 "두 교섭단체가 국익 중심의 단결의 결단을 내려주셨다"며 감사를 표했다. 이어 사안이 매우 중대하고 급박한 만큼 가급적 2월 중으로 법안 처리가 완료될 수 있도록 밀도 있는 논의를 해달라고 당부했다. 또한 미국 측을 향해서도 한국 국회가 신속한 처리 의지를 가지고 법적 절차를 밟고 있음을 강조하며 상호 신뢰를 당부했다.
다만 세부 쟁점을 두고는 여야 간의 치밀한 조율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발의된 법안들 사이에서는 투자 기금 운용에 대한 국회의 통제 범위를 두고 대치하고 있다. 민주당 안은 투자 기금 운용 사항을 국회에 사후 보고하도록 한 반면, 국민의힘은 사전 동의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어 향후 심사 과정에서 격론이 예상된다.
이날 본회의에서는 진보당 손솔 의원이 반대 토론에 나서기도 했다. 손 의원은 국회가 미국의 기습적인 관세 인상 선언에 특위 구성을 논의할 것이 아니라, 미국의 입법권 침해에 대한 항의 입장을 먼저 표명했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약 460조 원이 걸린 중대한 문제를 미국의 요구에 맞춰 서둘러 처리하는 것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
대미투자특별법은 특위 활동 기한인 다음 달 9일 이전에 여야 합의로 처리될 것으로 전망된다. 법안이 통과되면 한미 양국이 약정한 조선, 에너지, 반도체 등 전략 산업 분야에 대한 대규모 투자가 본격적으로 궤도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이는 한국산 자동차 및 부품에 대한 미국의 관세를 소급 인하하기로 한 약속을 지키기 위한 핵심 열쇠가 될 것으로 평가된다.
통상 전문가들은 이번 특위 구성이 한미 동맹의 신뢰를 회복하고 불확실성을 해소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미국 관보 게재 수순에 들어간 트럼프 행정부의 강경 기조를 완화하기 위해서는 국회의 신속한 입법 성과가 필수적이다. 대한민국이 글로벌 사법 위험지대로 낙인찍히는 것을 막기 위한 입법부의 책임감 있는 태도가 어느 때보다 중요해진 시점이다.
결론적으로 대미투자특별법 특위는 앞으로 한 달간 국익을 최우선으로 하여 여야 합의안 도출에 매진할 예정이다. 우 의장의 중재안을 수용한 양당이 정치적 이해관계를 넘어 경제 위기 극복을 위한 단일대오를 유지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국회가 2월 임시국회 내에 법안을 처리하여 대미 통상 갈등을 성공적으로 봉합할 수 있을지 전 국민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