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TV 김형석 기자】서울행정법원 제14부는 최근 요양병원 내 장례식장 영업신고를 거부한 관할 구청의 처분을 취소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법령이 정한 시설 기준을 충족했다면 행정청은 반드시 이를 수리해야 하며, 주민의 부정적 정서나 민원만을 근거로 기본권을 제한해서는 안 된다고 명시했다.
법원은 “장례식장은 죽음을 애도하는 사회적 필수 시설로서, 정서적 기피 대상이라는 이유만으로 영업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은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위법”이라고 판시했다. 관할 구청이 내세운 자연채광 부족이나 교육환경 저해 등의 사유에 대해서는 법적 근거가 없거나 의도적으로 왜곡된 해석이라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행정청이 불수리라는 결론을 미리 정해두고 임기응변으로 처분 사유를 급조했다”며 관계 법령을 자의적으로 해석한 구청의 행정 처리 방식을 강하게 질타했다. 이러한 지자체와 건축주 간의 갈등은 전국적으로 확산되는 추세로, 대구 북구와 수성구 등에서도 주민 반대를 이유로 한 지자체의 불허 처분이 법원에 의해 뒤집히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항소심 재판부 또한 “인간의 숙명인 죽음과 관련된 시설을 혐오시설로 단정할 수 없다”며 지자체가 법적 요건 이외의 사유로 행정권을 행사하는 관행에 경종을 울렸다. 법원은 장례식장 영업신고의 성격을 행정청의 선택권이 없는 기속행위로 정의하며, 조명시설을 통한 쾌적함 유지 등 실질적 요건을 갖췄다면 수리해야 한다고 보았다.
주민 민원이나 정서적 거부감 같은 사유에 대해서도 법적 근거 없는 반대는 헌법상 보장된 영업의 자유를 제한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입지 조건 역시 학교보건법 등 관련 법률이 정한 거리 제한을 위반하지 않는다면, 단순히 통학로 인근이라는 정서적 이유만으로는 불허 사유가 될 수 없다고 판단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