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TV 박상용 기자】이재명 대통령 국정 지지율이 60%로 반등한 가장 큰 신호는 여론의 평가축이 잠시 외교로 이동했다는 점이다. 국정평가에서 외교 이슈가 전면에 나설 때는, ‘성과가 보이면 빠르게 점수로 환산’되는 경향이 강하다. 이번 반등도 그런 메커니즘에 가깝다. 외교는 단기간에 확실한 장면을 만들 수 있고, 그 장면이 지지층 결집과 중도층의 유보 해소로 이어지기 쉽다.
다만 외교로 만든 상승은 지속성의 시험을 곧바로 받는다. 외교 이슈가 사라지는 순간, 여론은 다시 경제·민생 체감으로 돌아가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부정 평가의 중심에는 여전히 경제·민생이 놓여 있다. 즉 이번 60%는 ‘국정 전반의 무조건적 호평’이라기보다, 외교 국면에서 형성된 보너스가 얹힌 수치로 보는 편이 현실적이다. 다음 관문은 외교 성과를 내수·물가·고용 같은 일상 지표 개선의 기대감으로 연결할 수 있느냐에 있다.
정당 지지도에서 민주당이 45%, 국민의힘이 26%로 격차가 크게 벌어진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읽힌다. 대통령 지지율이 올라갈 때 여당 지지율이 동반 상승하는 건 자연스럽지만, 이번엔 야당이 반사이익을 거의 얻지 못한 채 정체돼 격차가 커졌다. 여권에는 ‘국정 동력 재가동’이라는 해석이 가능해지고, 야권에는 ‘반대만으로는 판을 못 바꾼다’는 경고가 된다. 지방선거 국면으로 들어가면 이 격차는 조직·후보·이슈가 덧칠되면서 변동하겠지만, старт 라인에서의 체급 차가 커졌다는 사실 자체는 무시하기 어렵다.
지방선거 기대 조사에서 여당 후보 다수 당선을 바라는 응답이 43%로 앞선 것도 같은 흐름이다. 기대 조사는 실제 투표 결과를 그대로 예언하진 않지만, 선거를 바라보는 ‘기류’의 방향을 보여준다. 여권 입장에서는 지지층의 자신감이 올라가고, 후보군 정비가 빨라질 수 있다. 반대로 야권은 선거 프레임을 ‘정권 심판’으로만 끌고 가기보다, 지역별 생활 의제와 후보 경쟁력을 통해 균열을 만들 전략이 필요해진다.
동시에 여권이 경계해야 할 지점도 분명하다. 인사 문제는 지지율 상승 국면에서도 흔히 발목을 잡는다.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에 대한 부적합 의견이 높게 나타난 건, ‘외교로 오른 점수’와 ‘인사·도덕성에서의 감점’이 동시에 존재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청문회 국면에서 해명이 설득력을 얻지 못하면, 외교 효과로 얻은 상승분이 인사 이슈로 빠르게 소진될 여지도 있다.
대통령제 개헌 관련 수치도 흥미로운 신호다. 개헌 필요 의견이 과반에 조금 못 미치지만, 대통령 임기 방식에서는 4년 중임제 선호가 우세하게 나타난다. 다만 개헌은 ‘필요’와 ‘가능’이 다르고, 사회적 합의의 비용이 크다. 여권이 개헌을 의제화하려면 ‘권력 구조 논쟁’으로 보이지 않도록, 권한 분산·책임정치·선거 일정과의 정합성 같은 설계 논리를 촘촘히 제시해야 한다. 야권도 무조건 반대보다는 ‘어떤 개헌이 위험하고 어떤 개헌이 합리적인가’로 전장을 옮겨야 주도권을 되찾을 수 있다.
결국 이번 60%는 정권에 기회이자 시험지다. 외교 성과가 만든 기대감을 민생의 체감으로 번역하지 못하면 반등은 일시적 파동에 그칠 수 있다. 반대로 외교의 성과를 산업·수출·투자·지역 일자리로 연결하는 실적이 따라붙는다면, 지방선거까지 여권에 유리한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여론은 성과에 보상하지만, 생활이 불안하면 더 빠르게 등을 돌린다. 지금은 그 갈림길 초입에 가깝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