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TV 김형석 기자】더불어민주당이 22일 국회 본회의에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을 상정하면서 여야의 필리버스터가 일주일여 만에 재개됐다. 국민의힘은 곧바로 무제한 토론에 돌입해 연말까지 대치가 이어질 전망이다.
이번 법안은 ‘내란·외환·반란 범죄 등의 형사절차에 관한 특례법안’으로, 윤석열 전 대통령 내란 혐의 사건 등 관련 재판을 전담하는 재판부를 별도로 두는 것이 골자다. 내란전담재판부는 서울중앙지법과 서울고등법원에 각각 2개 이상 설치하도록 했다.
전담재판부 구성 방식은 사법부 내부 절차 중심으로 설계됐다. 서울중앙지법과 서울고법 판사회의가 구성 기준을 마련하면, 대법원 규칙에 따라 설치된 사무분담위원회가 1주일 안에 판사를 배치한다. 이 결정은 다시 해당 법원 판사회의에 보고·의결을 거쳐 확정된다.
서울중앙지법원장과 서울고등법원장은 판사회의가 의결한 전담재판부 판사를 보임하도록 했다. 전담재판부 구성·운영의 세부 사항은 대법원 예규로 정할 수 있도록 규정했고, 수사 단계의 압수수색·체포·구속영장 청구는 서울중앙지법이 전속 관할하도록 했다.
전담재판부는 원칙적으로 1심부터 설치되지만, 법 시행 당시 이미 재판이 진행 중인 사건은 기존 재판부가 계속 심리하도록 부칙을 뒀다. 이에 따라 윤 전 대통령 내란 혐의 사건은 현재 담당 중인 지귀연 1심 재판부가 맡게 된다.
민주당은 당초 ‘12·3 윤석열 비상계엄’ 문구가 포함된 특별법 형태로 법사위를 통과시켰으나, 특정 사건·인물을 겨냥했다는 논란을 피하기 위해 명칭을 바꾸고 내용을 재정비했다. 전담재판부 후보추천위원회 구상도 “무작위 배당 원칙을 훼손한다”는 비판과 위헌 논란이 제기되자 삭제하고, 사무분담위·판사회의 절차로 수정했다.
수정 과정에서 논란이 됐던 조항들도 빠졌다. 내란·외환 사범의 사면·복권 제한, 내란·외환죄 피고인의 구속 기간을 6개월에서 1년으로 늘리는 내용 등은 최종안에서 제외됐다.
국민의힘은 법안 자체가 사법부 독립을 훼손한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필리버스터 첫 주자로 나선 장동혁 대표는 “이 법의 핵심은 외부 영향이 개입되지 않도록 법원이 임의 배당을 고수해왔던 기본 원칙을 깨려고 한다는 것”이라며 “사법부 수장에게 인사권을 부여한 것은 사법부 독립의 핵심”이라고 주장했다.
장 대표는 민주당이 위헌 소지를 고려해 법안을 수정한 것에 대해서도 “그 본질은 변하지 않았다. 대놓고 앞문으로 들어가려다 슬그머니 창문으로 기어서 들어간다 해도 위헌이 합헌이 되지는 않는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은 본회의에 앞서 로텐더홀에서 규탄대회를 열었고, 정보통신망법 개정안 상정 때도 필리버스터를 이어가겠다고 예고했다.
민주당은 압도적 의석을 바탕으로 필리버스터 개시 24시간 뒤 강제 종료한 뒤 표결 처리한다는 계획이다. 이후 이른바 ‘허위조작정보근절법’으로 불리는 정보통신망법 개정안도 순차 처리 수순을 밟을 방침이다.
한편 민주당이 보수 야권이 요구해온 통일교 특검을 수용하기로 하면서, 특검 추천 방식과 수사 범위·기간 등 새 쟁점도 부각됐다. 김건희 특검 종료 시점(12월 28일)과 맞물린 2차 종합특검 발의까지 겹치며 정국의 입법 대치가 한층 심화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